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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8. 00:00

창원시 마산 회원1지구 재개발지역 이야기 - 26

3. 주민 열 분의 이야기

 

9) "서민들 살기 좋은 동네" ------------------------- 심○○

1943년생

마산합포구 교원동 8-6

날짜 : 2015년 1월 10일

장소 : 자택

 

- 이 동네 사정을 제일 잘 아신다고 해서 찾아 왔습니다.

= 그런데 이 동네에는 아무 것도 없어요. 내가 온 지 얼추 한 사십 년 되어 가는데, 뭐 유물이 있다든지 그런 게 하나도 없어요.

- 재개발을 하게 되면 동네가 다 헐리게 되고 그러면 동네 흔적이 다 사라지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동네 전경도 사진으로 남기고 또 여기 살았던 분들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남기게 되어 있습니다. 이 동네 옛날 모습 그러니까 어디에 국화밭이 있었고 미나리꽝이 있었고 조그만 공장이 있었다고 하는 그런 옛날 이야기를 남기려고 하는 겁니다.

= 그런 걸 확실히 알려고 하면 토백이 한테 들어야 됩니다.

바로 위에 노씨라고 나이 많은 분이 있거든요. 그 분이 여기 본토백이인데 지금은 말을 잘 못합니다. 이 앞에 연탄집 옆에 이층 집 안있습디까? 그 사람도 고 사장이라고 제일 토백이입니다.

그리고 저 앞에 이층집 조사장도 좀 오래된 집입니다. 우리는 들어온 사람인데 한 삼십오륙 년 되는 것 같습니다. 연탄집은 박씨라고 우리하고 비슷한 때에 들어왔어요.

- 그때 이미 동네가 집들이 다 들어서 있었겠네요?

= 그렇지요. 우리 집 옥상에 올라가면 동네가 싹 다 보입니다. 우리 집이 제일 높으니까 거기서 보면 구동네하고 새동네가 딱 표가 납니다.

새동네는 아파트가 들어섰고 구동네는 옛날 집 그대입니다. 옛날 우리 살던 그대로 입니다. 이 소방도로 난 것 하고 가원빌라, 성심주택 들어선 것 말고는 다 그대로 입니다.

- 여기 오셨을 때 근처에 국화밭은 없었습니까?

= 성심주택에서 골목으로 쭉 나가면 저쪽으로 국화밭이 있었는데 그리 커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뒤에도 국화밭인데 노씨가 했어요. 그 지하수를 내가 팠습니다. 성심주택도 지하수를 내가 팠고요. 이 위에는 또 미나리꽝이 있었습니다.

- 지하수를 파셨으면 이 동네 많이 다니셨겠네요?

= 그렇지요. 내가 지하수를 파니까 이 동네뿐 아이라, 창원 함안 마산시내 골목골목 다 댕깄습니다.

- 이 동네는 물이 잘 나왔습니까? 예전에 이 동네는 지하수 파면 어느 정도 깊이까지 파야 물이 나왔습니까?

= 예 잘 나왔지요. 물도 좋았어요. 지금 우리 집도 수도가 없고 전부 지하수를 씁니다.

이 동네는 깊이 안팝니다. 옛날에 돈도 없고 하니까 많이 파면 삼십이나 삼십오 미터, 사십 미터 정도밖에 안팠어요. 암석까지만 팝니다. 암석도 오륙 미터까지 밖에 안팝니다. 백 미터까지 내려가는 그런 깊은 데는 큰 기계로 파거든요. 이 위에 있는 태양탕이나 그런 목욕탕 같은 데는 좀 깊이 팠을까 다른 데는 깊이 파지 않습니다.

일반 가정집인데 뭐 몇백만 원 주고 팝니까? 그 당시는 오십만 원, 육십만 원 많이 주면 백만 원이고 그랬어요. 요새는 백만 원이 아무 것도 아니지만 그때는 큰 돈입니다.

이삼십 년 전에는 파는데 이십만 원, 삼십만 원 밖에 안했습니다. 그런데 땅을 하도 파니까 물이 말라버리는 겁니다. 그래 다시 팔 때는 백만 원, 백오십만 원도 받고 그랬어요.

여기 지하수는 풍부합니다. 아무 데나 파도 가정집 물은 충분합니다. 여기 땅이 마사 땅이거든요. 마사는 전체가 물을 딱 머금고 있어요. 그러니까 높은 고지대가 아니고서는 물이 짝 있기 때문에 파면 다 물이 나옵니다.

- 교원동 교방동 회원동 이 일대는 땅밑이 마사토란 말이지요?

= 그렇죠. 위쪽은 돌과 황토가 섞여 있지만 한 육칠 미터 밑에는대부분 마사토입니다. 위쪽은 돌이 많으니까 파기가 좀 힘들지만 조금 내려가면 마사토니까 잘 파집니다.

- 지하수 파는 기계를 뭐라고 부릅니까? 지하수 일은 얼마나 하셨습니까?

= 그냥 보링기라고 합니다. 내가 이 동네 사니까, 다는 아니겠지만 이 동네 지하수를 삼분지 일은 내가 판 거 같아요. 하하. 한 이십오 년 넘게 했습니다. 지하수 안한 지도 삼십 년 거의 돼 가요.

- 옛날에 지하수를 마음대로 팔 수 있었습니까?

= 좀 늦게 되어서야 지질조사니 수질검사니 했지만 그때는 수질검사고 뭐고 어딨습니까? 그때는 물만 나오면 됐어요. 요새는 환경영향평가도 해야 하고 하지만 그때는 그런 게 없었어요. 그때는 무조건 바로 파면 됐습니다.

그 당시는 수도가 제대로 없었거든요. 있어도 아무래도 물이 안좋고 부족하고 하니까 지하수를 파거나 그랬지요.

- 또 우물물 길러 먹고 그랬지요. 지금도 이 동네에 새미가 있지요?

= 그렇지요. 이 위에 올라가면 샘이 있었고 이 아래 내려가면 거기에도 우물이 하나 있었어요.

또 옛날에 우리 집 밑에도 공동샘이 하나 있었는데 이 집을 새로 지으면서 막혀버렸지요.

- 오셨을 때 공장 같은 거는 없었습니까?

= 이 밑에 가구 공장이 있었어요. 지금 고물상 자리가 가구 공장이었어요.

그리고 또 오래 된 게, 공장은 아니지만, 지금 어린이집 하는 거기가 남일목욕탕 자리인데 옛날에는 목욕탕이 거기밖에 없었지요. 남일목욕탕은 헐렸고 가구 공장도 없어진지는 오래 됐죠.

북마산 가구거리 생기던 즈음에 없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가구 공장 옆에 우피 공장도 한 데 붙어 있었어요.

또 무학상가 자리에 요꼬공장이 있었는데 쓰레트로 허름하게 지어져 있다가 우리 오고 나서 그 자리에 무학상가 지었습니다. 이 위로는 다 주택이고 밭이고 아무 것도 없었어요.

저 회원파출소 위로는 옛날에 전부 국화밭이었어요. 그리고 저 건너 회원동 쪽에는 왜정시대에 말 키우던 데라고 하대요(아래 사진의 중앙 상부 음영 짙은 세 건물). 또 천막도 있었다고 하고요. 그 자리에 새한아파트 세 동이 들어서 있습니다.

 

 

- 비가 많이 와서 큰 수해를 입은 적은 없습니까?

= 그때가 정확하게 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이 하천변에 큰 피해가 난 적 있습니다.

우리가 이 밑에 집에 세들어 살았거든요. 그때 집 안으로 막 물이 들어와서 피해를 많이 봤죠. 그때 도랑가 옆으로 전부 집을 새로 다 지었어요.

이 밑에 도랑가 이층집은 거의 그 이후에 새로 지은 거라 보면 됩니다. 저쪽 서원골 의신여중 밑으로는 완전히 쓸어버렸고 여기는 이 밑에 남일목욕탕 그 주위로 피해를 많이 봤지요.

이 앞에 이 골목이 지금은 복개 했지만 옛날 도랑입니다. 옛날에는 큰 비만 이 도랑이 넘쳐 흘러서 주변이 엉망이었어요. 저 큰도랑 있고 여기 작은 도랑밖에 없었거든요.

- 그럼 여기 작은 도랑은 복개한 지는 얼마나 됐습니까?

= 복개한 지가 이십년 넘게 됐을 겁니다. 지금은 비가 아무리 와도 큰 피해는 없지요.

- 조금 위에 수재민 주택이라기도 하고 공영주택이라고 하는 데 있잖아요?

= 수재민 주택은 저 위 앤지밭골에 있고 여기는 회원주택이라 하대요.

그리고 또 주공아파트 새로 지은 거기도 수재민 주택이 있었던 같습니다. 여기 무학자이 그 자리에도 수재민 주택이 있었어요. 쓰레트로 쫙 지어가지고...

- 그럼 여기 오시기 전에는 어디 사셨습니까?

= 봉덕에 살았지요. 원래 고향은 함안 여항입니다.

지금은 진전면이지만 옛날에는 함안군이었어요. 함안군 여항면인데 저쪽은 산동이고 이쪽은 산서인데 산서는 진전면으로 붙어버린 겁니다.

- 바로 이 밑에 길가에 보니까 점집이 하나 있는데 갓데미산이라고 이름이 붙어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함안 분인가? 생각했습니다. 여항산을 갓데미산이라고도 하지 않습니까?

= 맞습니다. 둔덕 위에 그 산을 갓데미산이라하지요. 그걸 따다가 이름 붙였을 수도 있겠네요.

- 이 동네 오래 사셨는데 살기가 어땠습니까? 도 조금 있으면 재개발 될 거 아닙니까?

= 살기 좋습니다. 시장 가깝고 해서 없는 사람들 살기가 좋습니다. 또 이 집은 양지라서 볕이 들어서 따시고 사는데는 아무 불편이 없어요. 조금 있으면 우리 집에 볕이 여기까지 들어 옵니다. 볕이 잘 들어와요.

이 집 지은 지가 한 십칠팔 년 되겠네요. 우리가 살려고 지었거든요. 설계도 우리가 했고 공사를 떼내어 줬는데 그때 돈으로 평당에 이백이십 만원씩 주고 지었어요.

사실 우리는 재개발을 안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야 될 거고... 지금은 돈이 안드는데 관리비니 뭐시니 달달이 돈이 들 거고... 되도 그만 안되도 그만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돈 싸게 주면 안 할끼고 비싸게 주면 할 거고요. 하하하.

- 어떤 사람들은 빨리 됐으면 하고 어떤 사람들은 반대하시고...

= 반대하는 사람 많이 있을 겁니다. 나도 여럿 사람이 같이 하니까 반대를 못하지 내 혼자만 반대한다고 되지도 안할 거고 또 괜히 시끄럽기만 하고...

- 바로 옆에 주차장은 만들어진지 오래 안된 모양입니다.

= 한 이삼년 밖에 안됐어요. 땅임자가 선창에 복다방 주인인데 처음에는 주차비를 얼마씩 받고 관리를 했어요. 그런데 주차비를 주고 주차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폐지를 했어요.

그러니까 쓰레기장이 되는 겁니다. 그래 새로 싹 딲아서 무료 주차장을 만든 거지요. 동네 주민들을 위해서 땅임자가 서비스를 하는 거지요. 그러니까 차 대기 좋고 동네 깨끗하고 해서 좋아요.

- 좋은 일이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 글은 창원 소재 '도시문화콘텐츠연구소'에서 펴낸 창원시 마산 회원1지구 재개발사업 ‘마을흔적보존사업 실행계획서(2017)’ 중 발췌한 것이다. 지금은 이미 고층 아파트 단지가 되어버린 이 재개발 지역의 변천과정과 그곳 사람들의 생활에 대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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