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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도시이야기

창원시 근대건조물 10호, 마산 전기회사 지점장 사택 - 3

by 운무허정도 2021. 8. 9.

지난 3월 21일 창원시 근대건조물심의위원회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장군동 1가 4-17번지의 옛 전기회사 지점장 사택을 ‘창원시 근대건조물 제10호’로 결정하였다.

앞선 이들이 남겨 놓은 문화유산의 보존책무는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있다. 그중 근대기 유산은 도시의 형성기의 모습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이 땅을 강점한 일제가 남긴 건물이라도 마찬가지다.

근대건조물로 결정된 뒤 이 건물에 대한 명칭과 건축연도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이에 산호동 지하련 주택 보전문제에도 관심을 깊이 가졌던 마산YMCA 시민사업위원회는 7월 14일 제22회 시민논단의 주제로 이 문제를 올렸다.

시민논단에서 발제한 내용을 4회로 나누어 포스팅한다.

 

<글 순서>

1. 마산의 전기회사 궤적

2. 건축 연도 추정

3. 건축적 가치 - (이번 글)

4. 제안

 

 

3. 건축적 가치

이 건물은 2005년 문화재청에서 등록문화재로 지정 예고한바 있다. (위 사진)

당시 「경남지역(24개소) 근대문화유산 등록예고」에 따르면 이 건물은 ‘관사주택 설계집단의 인맥과 기술의 흐름을 잘 보여주며, 여러 차례의 개·보수가 이루어졌음에도 건물의 평면 상태나 외관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어 주거사적, 건축적, 근대사적 가치가 있다.’고 등록문화재 예고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때 문화재청이 등록 예고한 경남 24개소(진해 11, 마산 3, 밀양 3, 거창 2, 창원·통영·남해·진주·산청 각 1개소) 중 유독 본 건물만 건축주의 반대로 등록되지 않았다.

 

이 건물의 건축적 가치를 간략히 정리하면,

1)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많이 거주했던 마산이지만 공공건물로 마산헌병분견대 정도만 남아 있을 뿐 모두 사라졌다. 하지만 이 건물은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된 주택이다. 유일하다.

2) 단층 조적조+목조이며 일식 시멘트 기와로 지붕을 얹은(현 지붕은 덧씌움) 전형적인 일식주택이다. 벽체하부는 구형 적벽돌로, 상부는 시멘트 모르타르로 단순하고 검소하게 디자인되어 당시 관사건축의 흐름을 가늠하게 해준다.

3) 스위치, 욕실, 창호, 화장실 등의 기구 및 소재가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서 당시 건축 기자재의 수준과 형태를 잘 알 수 있으며, 전통 일식주택의 건축요소인 다다미(たたみ), 후스마(ふすま), 토코노마(とこのま), 오시이레(おしいれ), 부쓰단(ぶつだん) 등의 형태를 잘 알 수 있다.

4) 경사지를 극복하기 위해 건축한 석축 옹벽 및 돌계단과 세월을 말해주는 가이즈카(カイヅカ) 향나무가 잔존하고 있다.

 

 

○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2021년 3월 12일 창원시 근대건조물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창원시 근대건조물 제10호’로 결정하였다.

1. 유일하게 남아 있는 근대기 일본 관사주택이라는 건축사적 관점에서,

2. 110년 전(1911년)에 들어온 마산 전기회사가 남긴 유일한 것이라는 산업사적 관점에서,

3. 개항으로 시작된 일본인 마산진출의 중요한 흔적이라는 도시사적 관점에서, 이 건물의 가치는 충분하다.

문제는 현재 이 건물이 포함된 주변 일대에 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