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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1. 8. 00:00

마산번창기(1908) - 12

제3장 지질 및 기후

 

마산 부근 일대는 제3기층에 속하는 데가 많고 산이나 계곡에는 화강암 또는 결정편암(結晶片巖)을 노출하고 있는 데가 있다.

해변 및 평야는 주고 제4기층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지미(地味)는 기름지고 좋다. 논에서는 쌀과 보리를 이삼모작(二三毛作)으로 짓고 밭에는 보리와 채소를 이모작하는 것은 다른 데와 같다.

 

 

거친 땅을 개척해 비료를 주지 않아도 여러 종류의 과일, 채소, 곡물이 알차게 자란다. 산악지역은 노출된 바위가 많고 거목이나 울창한 숲은 드물지만 산 중턱과 산 아래 평기의 묘역에서는 소나무가 성긴 숲을 이루기도 한다.

또한 신시 부근 혹은 관공서 소유지로 남별을 피한 곳에는 모두 소나무가 무성하다. 이러다보니 식림(植林)은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닐뿐더러 수원(水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시급한 사업이라 하겠다.

촌로들의 얘기를 들으면 지금으로부터 백 수십 년 전까지는 깊은 숲이 도처에 있고 거의 햇빛도 들어오지 못할만큼 나무가 많았는데 나라에서 온돌이 유행한 이래 어린 나무와 뿌리까지 연료로 채굴되어 오늘 날과 같은 처참한 풍경을 보게 된 것이라 한다.

계곡 물의 수량이 비교적 적은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 탓으로 비가 올 때마다 계곡이 범람하고 논밭을 해치는 것과 동시에 그 토사가 마산만 바닥에 매몰되어 있는 것은 식자(識者)의 지적을 기다릴 필요 없이 다 아는 바인데 당국자는 특히 깊이 유의해 주길 바란다.

우물에 관한 한, 어디를 파나 물이 나오지 않는 데는 없으나 마산포의 일부분과 신시 매립지에서 나는 물은 수질 검사 결과 염소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비록 여과를 한다 해도 음료수로는 적절치 않다고 한다. 기타의 우물은 여과할 필요도 없이 바로 음료수로 제공이 가능할뿐더러 차 끓이기에도 딱 적당하다.

그 중에서도 이사청 및 우체국의 물은 우수한 물이기는 하나 감미롭고 상쾌한 맛까지는 도달하지 못하리라 본다. 산기슭이나 높은 언덕에 있는 우물은 다 천연의 지하수인지라 가뭄이나 우기에 관계없이 그 수량이 증감될 일은 거의 없으나 요 근래 수년 사이에는 그런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 물은 비가 지중에 스며들었다가 다시 나오는 것이라 평소에는 무미투명(無味透明)한 물도 때때로 그 맛과 색상이 다를 때도 있다. 또한 청결한 수질도 통과하는 지질에 따라서는 냄새가 나거나 철분을 포함할 때가 있다.

기온은 관측소의 설비가 없으므로 확실한 것은 말하지 못하겠지만 매년 극서(極暑)는 7월 중순부터 8월 상순 사이이며 화씨 98도(섭씨 36.6도)를 넘을 때는 없고 극한(極寒)은 1월 중순부터 2월 초순 사이에 있으며 최저 화씨 26도(섭씨 영하 6도) 이하로 내려갈 때는 드물다. 눈은 거의 오지 않으며 눈이 쌓인 것을 본 적이 없다.

풍향은 여름에는 남풍의 계절이며 바다 위를 스쳐오는 시원한 바람이 계속 불어오고 실내에 있어서도 그 열기로 불쾌해지는 일은 없으며 간혹 소나기가 올 때도 있어서 지열을 식혀 주기도 한다.

한국의 우기에 관해서는 한국 속담에 삼음사시(三陰四時, 三陰四晴의 오식誤植)라는 말이 있다. 사흘 비가 오면 나흘 갠다는 말이다. 천둥벼락은 극히 적고 낙뢰가 내리는 일은 십 수 년에 한두 번 밖에 없으리라.

초가을부터 바람은 동풍으로 바뀌고 계속 비가 올 때가 있다. 낙동강의 본 지류가 범람하여 교통기관에 피해를 주는 때는 바로 이 때이다. 반딧불이가 한창인 이때, 늦가을까지 파란 빛을 보이며 동서(東西)로 날아가는 것은 일인(日人)에게는 신기한 현상으로 보이낟. 만추에 들어서면서 풍향은 바야흐로 동북으로 변하면서 겨울에는 온전한 북풍으로 변한다.

찬바람이 불면 그 차가움이 살을 찌르는 듯하며 물받이 수통의 물이 3센티 정도까지 얼음이 되기도 한다.

이 계절 집에서는 난로 혹은 고타츠(火燵)로 난방을 하는데 한옥 집에서는 모두 온돌이라고 하여 바닥 밑에서 땔감을 태우며 난방하는 방식을 취한다.

거류민 중에 한인의 방을 빌리고 있는 사람들은 초겨울부터 온돌을 사용하여 기상을 하는데 계절이 마치 봄이나 가을과 같이 느껴져 그 사람은 죽을 때까지 그 온돌의 따스함을 잊지 못하겠다고들 한다.

극한의 날씨도 2, 3일로 끝나고 5일 이상 계속되는 일은 없다. 바로 기온이 올라가서 얼어붙은 것은 녹이게 하여 따사로운 초봄의 나날이 계속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 변화는 삼음사청과 더불어 한국에 특유한 삼한사온(三寒四溫)의 계절적 특징 때문에 기인한다.<<<

 

이 글은 창원시정연구원이 올 초에 번역한 『馬山繁昌記』(1908) 중 열한 번째 것이다. 그림은 별도로 삽입하였다. 『馬山繁昌記』는 1900년대에 발간된 일본 문헌 중 단행본으로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항 이후 마산으로 몰려 들어온 일인들의 수는 1908년 6월 3천355명에 달했다. 같은 통계로 한인은 7천515명이었으니 당시 마산으로 이주한 일인들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책의 제목처럼 당시 마산은 '번창'해 가고 있었다. 마산으로 이주한 일인들에게 마산은 꿈을 주는 신도시였다. 책의 제목과 내용은 이런 시대 상황과 그들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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