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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도시이야기

그림으로 보는 마산도시변천사 (77) - 강점제1시기

by 허정도 2011. 9. 26.

오늘부터는 1910년대 마산포(원마산)의 변화에 대해 올리겠습니다.
이 시기 마산포에는 세 가지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남성동 매립. 마산창의 철거. 그리고 근대식 도로개설입니다.
남성동 매립에 대해서는 이미 직전 '매립'부분 (2011/09/19 - 그림으로 보는 마산도시변천사 (76) - 강점제1시기)에서 포스팅했기 때문에 생략하고 오늘은 마산창 철거, 다음 주는 근대식 도로개설에 대해서 올리겠습니다.


<마산창 유정당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1913년, 마산창이 자리 잡고 있던 1,500여 평의 정사각형 땅에 격자형의 8m, 10m 도로가 뚫려 세 토막으로 잘리고 잘린 땅들은 수십 평 규모로 낱낱이 분할되었습니다.

그리고 1760년 개창한 이래 150여 년 동안 우리 지역에서 위계상 가장 높은 지위로 위풍당당했던 마산창 본당 유정당(惟正堂)과 8동 53칸의 부속건물들이 모두 헐렸습니다. 식민지가 되어버린 이 나라의 운명처럼 마산창 터와 유정당이 갈갈이 찢긴 겁니다.

당시 마산에 들어온 가톨릭에서 완월리에 성당을 짓기 전에 이 유정당을 매입해 성당으로 사용할 것을 고려했다가 도심지라 너무 비싸 포기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 때 가톨릭에서 구입했다면 지금 창동은 어떻게 변해있을까요?
무의미하지만 재미있는 상상입니다.

전통의 유정당이 헐릴 때,,,
긴 세월 떵떵거렸던 건물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고 1,500평 땅까지 참담하게 잘려나가는 모습을 지켜본 마산사람들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당시 마산창의 위치입니다.


당시 관례로는 좋은 건물을 헐때는 기둥이나 들보 등 중요 자재는 버리지 않고 이축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 건물을 짓는데 재사용하였습니다.

가까운 예로, 창원시 대방동에 있는 불곡사 일주문을 들 수 있습니다.
보통 일주문은 기둥이 두 개인데 불곡사 일주문 기둥은 4개입니다만 아래 사진처럼 기둥이 한 줄로 배치되었으니 일주문이 맞긴 맞습니다.

불곡사 일주문은 원래 창원객사의 삼문이었는데 1882년(고종 19) 웅천향교로 옮겼다고 합니다.
삼문은 대궐이나 관청 앞 남향 정문인데 문 세 개가 붙어 있는 것으로 가운데를 정문, 오른쪽을 동협문, 왼쪽을 서협문이라 부릅니다.
1914년 웅천향교가 창원향교와 통합되면서 향교의 다른 건물은 철거되고 삼문만 남은 것을 1943년 불곡사로 옮긴 것입니다.

이곳 저곳 옮겨다닌 저 기둥들을 한번 보시죠.
 


따라서「유정당」 정도의 건물이라면 당연히 어딘가에 남겼을 것입니다.

하지만 때가 때인 만큼(한일병합기) 이와 관련한 어떤 기록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혹 모르죠, 우리 가까이 있는 어떤 목조건물의 기둥과 들보가 유정당의 그것인지,,,

마산창의 건물에 대해서는 (2010/06/28 - 그림으로 보는 마산도시변천사 (12) - 조선시대)에서 이미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규모가 컸을뿐 아니라 시공수준도 높고 입지도 좋아 품격이 높은 건축물이었습니다.

유정당 사진입니다.


유정당이 헐리면서 분할된 마산창 부지는 대구소재 주식회사 경상(慶尙)농공은행를 비롯하여 일본과 한국의 개인소유가 되어 중심상업지 기능을 하면서 일제강점기를 지났고, 지금도 남성동 파출소, 제일은행마산지점 등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 번 올린 적이 있지만 다시 소개합니다.

그림에 조예가 깊었던 조선시대의 문신으로 승지, 교리, 수찬을 역임하고 1766년 대사간을 지낸 창암(蒼巖) 박사해(朴師海, 1711년-?)가 유정당 준공 후 지은 시(詩)입니다.

 

-漕倉 惟正堂-              朴師海

坐 來 新 棟 宇              새로 지은 당(堂)에 와 앉으니

蕭 灑 客 心 淸              나그네 마음 상쾌하게 맑아지네.

海 色 楹 間 入              바다 빛은 난간 사이로 스며들고

島 霞 席 底 生              섬 노을은 자리 밑에서 일어나네.

倘 非 經 緯 密              경위(經緯)가 치밀하지 않았더라면

那 得 設 施 宏              어찌 규모가 넓었으리오.

南 路 知 高 枕              남쪽 지방이 태평함을 알겠거니

蠻 氓 可 樂 成              변방 백성들이 즐겨 지었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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