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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도시이야기

마산항지(1926년) - 27 - 건권(乾卷) / 제6장 개항사(開港史)

by 운무허정도 2022. 12. 12.

제6장 개항사

 

8. 각국거류지 제2회 경매

이달(광무 4년, 1900년 4월) 30일 각국거류지 제2회 경매가 행해졌는데 러시아의 경매사도 단(壇) 밑에 섰지만, 제1회와 같은 희한한 가격은 나타나지 않았을 뿐더러 실하게는 원가 그대로 경락되거나 비싸도 10배 정도나 2~3할 높은 범위 내에서 멈춰졌다.

이는 러시아가 해군 근거지 경영을 율구미로 변경한 것이 한 원인이 되겠지만 또 다른 원인은 각국거류지의 위치는 진해만으로부터 부도수도(釜島水道)를 통해 마산만에 깊이 들어간 데 있고 선박 운행에 불편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어 장래가 바람일지 비일지 혹은 눈일지 안개일지 앞날이 막막하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9. 율구미(栗仇味) 논쟁과 그 해결

5월 1일 사카타(坂田) 영사는 임관을 알릴 겸 율구미의 매수지 경계를 명백히 하기 위해 한 감리, 고쿠부(國分) 통역관, 히로시 세이죠(弘淸三) 씨 등 제씨를 대동하고 만주르 함을 방문해 소코프 영사, 정 통상국장, 양 번역관과 함께 율구미를 찾았다.

함장은 우선 손으로 지도를 눌러가며 이 땅은 이미 정 국장과의 사이에 매수계약이 성립된 곳이며, 한 감리가 일본인이 매수했다는 18군데 1만4천 평방미터 외에는 하자마(迫間)가 매수했다는 땅으로 인정할 만한 곳은 더는ᅟ 없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하자마의 매수지는 실제 44군데 23두락(斗落)으로 약 6천810 평방미터가 더 있었다.

매도증서 또한 구비되어 있었음에도 사카타 영사와 소코프 영사 사이에 치열한 논란이 불꽃처럼 피었으나 러시아 측 사람들은 함부로 폭언을 반복할 뿐이었으니 사카타 영사는 원만한 해결은 도저히 어렵다고 보고 분연히 주 경성 공사의 훈령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일행과 도보로 귀관(歸館)하였다.

다음 날, 2일 소코프 영사는 만주르 함장 이하 몇 사람과 우리 영사관에 와 지난날의 행위를 진사(陳謝)하고 간담회를 하면서 내일 만주르 함에서 담판하기를 약속하였다.

3일, 사카타 영사는 관계자를 대동하며 서류도 준비하여 만주르 함에 가서 예의를 갖춘 절충 끝에 러시나는 하자마의 매수지 전부를 승인하게 되었다.

그 후 여러 번의 담판을 거듭하여 마침내 타협하여 서로 양보하는 방침으로 기울어졌다.

23일 사카타 영사 이하 일행은 율구미 매수지를 실지 검사하여 하자마 명의의 9천650평방미터에서 하야시 공사가 훈령한 8천500평방미터만큼 뺀 1천150평방미터를, 러시아가 매수한 자복(滋福), 월영(月影) 두 동네에서 매수할 것과 같은 넓이의 면적지와 교환할 것을 결정했다.

제반의 협상에 많은 시일이 걸려 9월 20일 러시아 일 양 영사는 현장을 측정하고 22일에 다시 재측정을 마치고서야 비로소 피차간에 교환 가약조(假約條)가 맺어졌는데 여기에 이르기까지 격렬한 담판이 무산되지 않을까 해서 내외민들의 진땀을 흘리게 했다.<<<

 

이 글은 창원시정연구원이 2021년에 번역한 『馬山港誌』(1926) 중 27번 째 것이다. 그림은 별도로 삽입하였다. 『馬山港誌』는 1900년대에 발간된 일본 문헌 중 가장 가치가 높은 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저자는 앞서 게재한 『馬山繁昌記』와 같은 스와 시로(諏方史郞)이다. 본 포스팅은 비영리를 전제로 창원시정연구원의 양해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