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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도시이야기

마산항지(1926년) - 24 - 건권(乾卷) / 제6장 개항사(開港史)

by 운무허정도 2022. 11. 21.

제6장 개항사

 

5. 난폭한 러시아의 토지 유린

제1회 거류지 경매에 5개월 앞서 7월 2일, 경성의 러시아공사관 서기관 스타텐(슈테인, 師德仁, 당시 러시아공사관의 서기관 겸 통역관) 씨를 태운 군함 코레츠(코레예츠 호, 1886년 취항한 러시아제국 해군의 포함(砲艦). 1904년 2월 9일 일본의 기습적인 공격으로 벌어진 제물포 해전에서 폭파된 후 자침하였다) 호가 마산에 입항하여 창원의 안(安) 감리를 코레츠 호로 유인하여 토지 매수의 알선을 강요하며 자복동으로 동행해 소요지를 답사, 측량하고 경계 표식을 세웠다.(참고자료-당시 경계 표식도, 아래 도면)

 

그러나 그 땅에는 하자마(迫間) 씨가 이미 히로시 세이조 씨를 시켜 매루토록 한 토지, 갈대밭을 합쳐 약 2만 평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날, 러시아인의 동정을 정찰하려 한복을 입고 해변가를 거닐고 있었던 미야하라(宮原) 순사부장은 러시아인의 무모한 행동을 보고 바로 마산분관에 알렸다.

또한 10월 16일 러시아 군함 모노마크는 비밀리에 장졸들을 까치나루고개(鵲津嶝)에 상륙시켜 하자마가 매수했다는 표시를 무시하고 러시아 선박회사의 표시 기둥을 세우는 등 방약무인한 행동을 감행했다.

그때마다 미야하라 부장에 들켜 마침내 가와카미(川上) 전(前) 주임과 모노마크 호 함장과의 입회 검분(檢分)을 하게 되었는데, 함장 측은 갈대밭에 대해 아무런 증빙서류를 내지 않고 단순히 한국인들을 시켜서 매수한 것이라 주장하여 도리어 하자마의 표식은 횡포라고 비난하자 이에 가와카미 씨는 쟁점은 수면에 있는 것이 아니고 갈대밭이라며 갈대밭은 한국의 관습상 소유자가 있고 토지와 같이 매매되기도 한다고 반박했다.

함장은 자기들이 해안의 지원(地元)을 매수한 것이니 권리는 자연히 토지 끝에 붙는 간석지까지 미침이 당연하다면서 감히 방매증서는 필요 없다는 폭언과 어지러운 의론을 경성 공사에게 말하고, 어디까지나 자기들 소유라고 방자히 말하고 말았다. 이것이야말로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소위 마산포 사건의 발단인 것이다.

원래 이 갈대밭은 네 개 구역으로 나뉘어 그 세 개 구역을 하자마가 이미 매수하였고 러시아가 매수한 토지 끝의 구획은 단 한 구역인 것이다.

해안 지원의 전장은 56간(間)이며 러시아가 매수한 땅 끝 지역은 그 가운데 겨우 12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의 갈대밭에 들어가지 않으면 자기들의 매수지에 출입이 곤란하기 때문에 이런 폭거로 나온 것이 틀림없는 것이다.

우리 갈대밭 매수 명의인은 처음에는 한국인 오경은(吳慶殷)이었는데 의지가 박약한 한국인으로서는 러시아의 고압적인 행위에 언제 빼앗길지도 모른다고 해서 하자마 명의로 변경해 보전을 확고히 했다.

그 후 나카무라(中村) 영사관보는 러시아 관헌과의 사이에서 몇 번의 논쟁을 반복했다. 안(安) 감리는 이미 러시아의 폭압에 겁이 나서 갈대밭을 우리 측에 판 사람을 범죄자로 구속했다.

갈대밭은 국유지로서 절대로 개인의 사유가 허가되지 않으며 이것에 과세함은 갈대밭 자체가 아니라 관유지에서 나는 갈대 채취 때문이라는 구실을 내세웠다.

이에 나카무라 관보(官補)는 암 감리의 그릇된 견해를 간곡히 깨닫게 해가며 지계 발급을 요구하는 동시에 외부에서의 훈령 등을 요청하게 되었다.

11월 30일 막시모프 통역관이 우리 영사 분관을 찾아와 계쟁(係爭)된 토지의 재검사를 구하자 나카무라 관보는 안 감리와 함께 자복포(滋福浦)로 가게 되었다.

막시모프도 지난 잘못을 뉘우쳐서인지 몹시 온화한 담화를 나누기도 했다. 12월 4일에 이르러 창원감리서는 날짜를 11월 234일부로 소급한 지계 11매를 분관에 교부해주었다. 그 면적은 논, 밭, 고개언덕 등을 합쳐 26만9천330평이었는데 민영완(閔泳琬) 명의의 1만4천460평도 여기에 포함되었다.

나머지는 당초 손덕우(孫德宇) 명의였다가 하자마로 변개 시킨 것인데 총면적 중 10만130평은 거류지 이남에 있고 7만3천150평은 그 북쪽에 있다.

지계 발급 수수료는 부산, 인천 등은 한 장에 2원인데 안 감리는 진남포의 예를 들어 한 장에 5월을 청구해 오니 나카무라 관보가 바로 진남포영사관에 전보 조회하니 한 장에 2월이란 회신을 받아 고쿠부(國分) 통역관을 감리서에 보내 안 감리에게 주의를 촉구하였다.

안 감리의 교활하고 탐욕스러움은 이 한 가지 사례에서도 능히 추측이 갈 것이다.

12월 23일, 안 감리가 분관에 와서 말하기를 러시아는 이미 갈대밭이 사우화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그 매입가를 회수하려 해서 환부를 했으니 하자마도 이와 같이 환부해야 한다고 했다.

나카무라 관보는 감리의 말이 과연 진실이라면 그것은 러시아가 알아서 환부한 것일 따름이며, 갈대밭을 개인 사유로 허락하지 않는다는 적확한 재로의 제시 없이는 하자마에게 환부를 재촉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답변을 했고 경성의 외부에 이 사안을 문의하여 유시를 받아달라고 하였다.<<<

 

이 글은 창원시정연구원이 2021년에 번역한 『馬山港誌』(1926) 중 24번 째 것이다. 그림은 별도로 삽입하였다. 『馬山港誌』는 1900년대에 발간된 일본 문헌 중 가장 가치가 높은 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저자는 앞서 게재한 『馬山繁昌記』와 같은 스와 시로(諏方史郞)이다. 본 포스팅은 비영리를 전제로 창원시정연구원의 양해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