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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도시이야기

단돈 1달러에 현대에 팔린 '말뫼의 눈물' 을 아시나요?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0. 29.
도시를 바꾼 10가지이야기(6)
쇠락한 조선도시에서 에너지 자립도시로 탈바꿈한 '스웨덴 말뫼'

2003년 현대중공업은 스웨덴 말뫼 최대의 조선업체인 코컴스사의 높이140미터, 중량7000톤의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인수한다.

이 크레인은 1970년대 부터 말뫼의 명물이자 상징물로 여겨졌고, 스웨덴을 비롯한 유럽 조선업체의 번영기를 상징했다.
이 크레인이 유럽에서 옮겨졌다는 것은 세계조선업계의 패권이 유럽에서 한국으로 이동했다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당시 스웨덴 제3의 도시 말뫼에선 크레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러 나온 시민들로 부두 근처가 인산인해를 이뤘다.
스웨덴 국영방송은 장송곡과 함께 크레인의  선적을 보도했고 다른 언론들도 ‘말뫼가 울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후 이 크레인은 ‘말뫼의 눈물’로 불리게 됐다.


1870년대 부터 이곳에 터를 잡은 세계적인 조선기업 코쿰스는 조선산업의 중심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으로 옮겨지자 1986년 불황으로 문을 닫게된다. 

사람들은 떠났고 도시는 침체되어갔다.


도시에 불어닥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시당국과 시민들이 나섰다.
조선소 터와 버려진 공장지대에 정보기술(IT)과 지식산업을 기반으로 하되 미래지향적인 컨셉을 넣어 '탄소제로'도시로 만들기 시작했다.

말뫼가 주력한 것은 우선 태양에너지. 건물 옥상과 벽면에 집광판을 붙혀 태양광을 모으고, 말뫼서쪽 해안 10km지점에 높이 115m의 풍력터빈 48개를 세워 전력을 생산한다. 
또한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쓰레기는 모두 재활용하고, 음식물쓰레기를 이용해 바이오가스를 만들어 자동차 연료로 사용한다.  
이로인해 주거시범단지 '부(Bo)'는 100% 에너지 자립을 실현했다. 

말뫼는 1985년 연간 2000t 이었던 말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05년 1000t 남짓으로 줄었고, 주력산업이 조선업에서 IT등 지식기반 산업으로 바뀌면서 산업부분 이산회탄소 배출량도 1980년데 비해 4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사람들이 다시모여 인구가 늘어났고 관광객들도 꾸준히 증가했다.
탄소제로를 향한 시도 자체가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경쟁력이 된 셈이다.




그리고 한가지.

말뫼를 상징하던 코쿰스 조선소의 크레인을 대신해 '터닝토르소'라는 고층아파트 건물이 새로운 명물이 되었다. 

스페인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디자인한 이건물은 개성있는 외관 만큼  탄소배출량 감소와 뛰어난 에너지 효율을 자랑한다. 

북유럽에서 가장 높고 독창적이 이 건물로 인해 수많은 관광객이 말뫼를 찾아온다.
작품성이 뛰어난 건축물 하나가 도시를 살릴 수도 있다는 것은 빌바오의 구게하임미술관등 여러 사례를 통해 증명되었다. 

'마산'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건물이 없는 우리지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