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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19. 00:00

김형윤의 <마산야화> - 113. 생도들의 복습소, 114. 간수의 인권유린

113. 생도들의 복습소

 

 

천자문에서 사서삼경을 공부하는 동안 신학문이 들어오고 학교가 설립됨에 따라 학교에서 하학하면 과거의 서당과 마찬가지로 그 날 배운 과목을 단순히 통독하는 것이 관습이 되어 있었고, 이것을 독려하기 위한 무료 과외 수업격인 복습소를 웬만한 가정에서는 차릴 수가 있었다.

 

즉 한 칸 방을 복습소로서 다수 학생을 상대로 이를 제공하게 되면 학부형들은 연료인 화목대(火木代)만 부담하면 석유대는 없어도 좋고, 또 전등이 있더라도 전기 사용료라는 명목은 없었다.

 

상급 생도는 하급생을 감독하였고, 또 일정한 시간에 출석하여 일정한 시간에 복습을 시킨 후 공동 취침을 하는데, 때로는 복습소끼리 경쟁을 하여 성적이 우수한 복습소에는 학교 선생과 부형들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하였다.

 

여기에는 각 복습소를 순찰하는 암행어사격인 상급생의 시찰반이 있어서 때에 따라서 시찰(視察)’이라고 쓴 초롱을 들고 급습을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 가운데는 게으름뱅이도 있어서 책만 펴놓고 다른 잡담만 씨부렁거리고 있는 것을 시찰은 공부하는 것으로 오인하고 돌아갈 때도 있었다.

 

공부에 권태를 느낄 때는 망보는 아이를 내세워 놓고 놀다가 연락이 오면 그제야 책을 펴들고 읽어대는데 시찰은 그것도 모르고 칭찬이 자자하였다.

 

또 어떤 때는 담배를 태우다가 들켜 혼이 날 때도 있는가 하면 시찰이 와 있는 것을 모르고 눈치 없이 술상을 들고 들어오다가 벼락이 떨어지는 수도 있었다.

 

특히 기억되는 것은 이렇게 복습을 하는 생도 속에도 고질 게으름뱅이가 두어 사람 있어서 학교에는 가지 않고 일찌감치 복습소로 나와서는 일본 집 울타리 판자를 뜯어서 군불을 지피고는 낮잠을 자곤 하다가 드디어 2, 3차 낙제국을 먹게 되면 이웃이 부끄러워 스스로 퇴학하고 마는데 이런 아이들은 사회에 나가서도 마찬가지 낙제꾼들과 접촉하다가 결국 타락하고 만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이 여기에 적중된다고나 하여둘까?

 

당시 마산보통학교 관하(管下)에 손꼽을 수 있는 복습소는 서성동에 서림숙(西林塾)’, 김제성 집의 복습소, 중성동 나인한 집의 시선숙(示善塾)’, 오동동의 오산복습소등이었다.

 

 

<마산보통학교(현 성호초등학교) 본관>

 

 

 

 

114. 간수의 인권 유린

 

너무 오래 되어 기억은 잘 나지 않으나 수십 년 전 일정(日政) 때 일이다.

 

마산 형무소 기결감(旣決監)에 농촌의 우부(愚夫) 한 사람이 전매법 위반이던가 상해죄이던가는 똑똑히 모르겠으나 벌금형이었던 것을 돈이 없어 치르지 못하고 하루 평균 일원씩을 환산하여 입감 노역을 하고 있었다.

 

입감 수일 후에 그의 가족이 벌금을 마련하여 부랴부랴 그 지방의 경찰서에 보상을 하여서 경찰 측은 마산형무소에 공문 전보로 석방을 통지하였다.

 

그리하여 입감자의 친구들은 석방될 그를 영접키 위하여 형무소 문전에서 학수고대하였으나 종무소식으로 장본인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뒤에야 그 경위를 규명해 보았더니 숙직 간수라는 자가 전문을 주머니에 집어 놓고 상부에 보고할 것을 깜박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을 이틀 후에야 깨달았던 것이다.

 

소내(所內) 간수장급들은 그제야 당황하여 사건을 비밀에 붙이고 본인을 석방시키려 하였던 것이나, 일본 신문기자 한 사람이 재빠르게 이 소오스를 취재하여 대서특필로 보도하고 말았다.

 

이 결과로 전문을 받았던 간수 주임은 즉각 파면이 되고, 소속 간수장은 시말서 제출의 소동까지 벌였던 것이다.<<<

 

<일제강점기 마산형무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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