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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항지(1926년) - 41 - 건권(乾卷) /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1. 거류민단의 조직 우리 거류민회가 마산이사청 미마스 구메키치(三增久米吉) 이사관을 감독관으로 거류민단제를 시행한 것은 광무 10년 즉 명치 39년(1906) 9월 1일이었다. 이보다 앞서 일본정부가 경성에 한국통감부를 두게 되자 각지에 있는 영사관을 폐지하여 이사청을 두고 재근 영사를 바로 이사관으로 임명했다. 이때 내외의 교섭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평민주의의 원활함이 너무 좋다는 평을 들어온 미우라 야고로(三浦彌五郞) 영사는 경성이사청 이사관으로 전보되어 이해 2월에 부임하러 떠났다. 경성 영사였던 미마스 구메키치 씨가 그 후임으로 마산 이사청 이사관으로 부임하게 된 것이다. 씨는 삿포로농대 출신의 농학사로 미국공사관 서기관부터 구미 각지의 영사를 역임한 관권 만능.. 2023. 3. 20.
마산항지(1926년) - 40 - 건권(乾卷) / 제7장 동포발전사 제7장 동포발전사 17. 마산포의 대화재 광무 9년 즉 명치 38년(1905) 1월 5일 새벽, 마산포의 한 한인 집에서 불이나 때마침 차고 거센 바람이 불어와 부근 40채의 일, 청, 한인 집들이 연소되었다. 소방기계가 하나도 구비되지 않은데다가 동지(冬至) 후인지라 물조차 적을 때라 한인들은 아이고 비명을 지르며 바가지에 물을 길러 붓는 등 불길을 막으려 대혼잡이 벌어졌다. 이것이 마산포 최초의 대화재로 불리며 불 난 곳은 현재의 모토마치(元町)이며 구마산금융조합 서쪽 이웃으로 생각되나 소실 구역은 거기보다 동쪽 현재의 고토부키마치(壽町) 까지 퍼졌던 것이다. 필자가 대정 11년(1922) 6월 22일 오후 2시 반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조선인 신용균(申容均)의 집 온돌에서 불이 나 우리 집에도 불이.. 2023. 3. 13.
마산항지(1926년) - 39 - 건권(乾卷) / 제7장 동포발전사 제7장 동포발전사 16. 군사철도의 개방 군사철도 마산선이 개통됐을 당시에는 마산, 삼랑진 간에는 오직 창원과 진영의 두 개 역밖에 없었는데 러일의 평화가 회복되고 군사전용이 필요가 없어짐에 따라 이해 11월 1일부터 민간에 개방되어 일반 공중이 자유로이 탈 수 있게 되니 이주자는 확연히 격증하였고 다음 해 광무 10년 즉 명치 39년(1906) 봄부터 거류지, 마산포 및 그 중앙부 다 같이 건축공사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졌다. 일본인의 여관은 빈방이 있는 데가 없고 한인의 여인숙에도 좁은 온돌방에 모국의 동포가 네댓 명이 합숙하는 등 정도의 서광을 엿볼 수가 있게 된 것이다. 다음은 그해 6월 하순에 적어놓았던 필자(아래 사진)의 메모 몇 절을 발췌해서 수록하니 최고 자료로 삼았으면 한다. 나는 처가 있을.. 2023. 3. 6.
마산항지(1926년) - 38 - 건권(乾卷) / 제7장 동포발전사 제7장 동포발전사 15. 우쿠무라(奧村) 여사의 연설에 미우라(三浦) 영사가 화를 냄 철도감부 마산반은 이 당시 가청사를 마산역 구내에 신축하고 이사하여 본래 터에는 본파 본원사(本派本願寺) 포교장이 개설되었는데, 애국부인회 오쿠무라 이오코(奧村五百子, 아래 사진) 여사가 남만주에 출정한 황군을 위문한 후 한국에 들어 우리 마산에서 유세를 하고자 이 포교장에서 연설회를 개최하였다. 그 연설의 한 마디에 우리 여순 공격군의 참상을 이야기하며 여러분들은 아들을 가졌어도 변사로 보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 했다. 방청석에서 듣던 미우라 영사가 그 실언에 크게 냉소하는 것을 본 여사는 바로 화를 내며 무례한 짓을 꾸짖었다. 또 한 부인이 갓난애를 업고 방청석에 있었는데 그 애가 울기 시작하자 상식이 없다고.. 2023. 2. 27.
마산항지(1926년) - 37 - 건권(乾卷) / 제7장 동포발전사 제7장 동포발전사 13. 축첩회(祝捷會)와 철도개통식 해전 대첩 축하회는 6월 1일 개최될 예정이었는데 마산 철도선의 공사가 거의 완료되어 6일에 거행할 개통식과 합동으로 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있어 미우라 영사는 이를 수락하고 회장을 현재의 교마치 3정목 네거리에 있는, 당시의 빈터 풀밭에서 하기로 하고 그 중앙에 좌석 배치를 겸한 여흥 무대로 만들었다. 혼마치에서 들어오는 정문에는 대국기를 교차시켜 게양하고, 거기서 혼마치로를 종관해서 매축 미완성지를 비스듬히 가서 오직 흙바닥 상태인 마산역에 이르는 도로변 양쪽에 등과 깃발을 같이 걸어 놓았다. 개회는 오후 2시로, 미우라 영사는 러일전쟁 개전의 경위를 간단히 얘기하는 식사를 마치고 양 폐하의 만세를 삼창하였고, 도키오 반장은 마산철도의 기공과 결.. 2023. 2. 20.
마산항지(1926년) - 36 - 건권(乾卷) / 제7장 동포발전사 제7장 동포발전사 12. 천동같이 진동한 쓰시마 앞바다 해전 개전 이래 이희일우(一喜一憂)하며 그 결과를 걱정했던 마산의 동포들은 당시 생활해갈 길이 막막해 떠나가는 사람도 적지 않았는데 철도공사 개시 후로 철도감부 마산반의 사무소는 마산우편국의 맞은편 해안으로 내려가는데 있는 러시아인 소유의 빈집에 설치되어 감부원 수십 명이 근무하게 되어 이에 수반하는 다수의 인부가 출입함으로써 시장 상황이 크게 회복되었다. 특히 요정, 음식점 등에는 짙게 화장한 매춘부까지 나타나기도 했다. 전황은 매번 우리 황군의 연승을 보도하였고, 러시아가 난공불락이라 자랑하던 여순 요새도 마침내 함락되었다 한다. 광무 9년 즉 명치 38년(1905) 1월 1일 수비대장 스텟셀(1848~1915, 러시아제국 육군 중장. 1904년.. 2023. 2. 13.
소설 속의 요시무라 준조 이 글은 2월 3일 건축사 신문에 게재된 '건축시론'입니다. 동료들께 소설 한권 권해드린다. 시간 없다는 핑계로 전공서적 아니라는 이유로 소설 잡아본지 오래된 분들 많을 것이다. 속 깊은 건축은 인문학에서 나온다지만 그럴 여유도 쉽지 않을 터이다. 설계현장의 이야기이고 가슴 뜨거웠던 젊은 시절로 돌아가게 해준 소설이라 지면을 빌렸다. 이미 읽은 분들께는 양해를 구한다. 일본작가 마쓰이에 마사시(松家仁之)의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제64회 요미우리문학상 수상작이며 원제목은 ‘화산자락에서(火山のふもとで)’이다. 요미우리는 심사평에서 ‘장면이면 장면, 언어면 언어, 하나하나에 정중함이 담긴 품격 있는 작품’이라며 격찬했고, ‘명석하고 막힘없는 언어의 향연’ ‘풍요로운 색채와 향기가 담긴 경탄스러운 작품.. 2023. 2. 8.
마산항지(1926년) - 35 - 건권(乾卷) / 제7장 동포발전사 제7장 동포발전사 10. 군용철도 마산선의 건설 명치 37년(1904) 8월 31일 우리 영사관에 갑자기 ‘철도대 내일 귀지에 간다’라는 내용의, 발신인이 누군지 알 수 없는 전보가 배달되었다. 그때는 미우라 야고로(三浦彌五郞) 씨가 사카타 영사 대신 마산 주재 영사로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영사관에서는 이 전보가 어떤 것인지를 잘 모르고 아주 의아해 했다. 과연 9월 1일 아침에 몇 척의 운송선이 인천 철도감부(鐵道監部)의 마산 반장인 도키오 젠사부로(時尾善三郞) 중좌, 지바(千葉) 대위 등을 태우고 철도재료, 측량기 등을 운반하며 많은 인부들과 함께 상륙했다. 이것은 8월 21일의 어전회의에서 결정한, 경부선 삼랑진에서 분기해 마산에 이르는 일본육군 군사전용철도 속성공사의 착수임이 처음으로.. 2023. 2. 6.
중평들판의 팽나무 이 글은 1월 30일 경남도민일보에 게재된 것이다. 1200백 년 까마득한 세월, 해상왕 장보고가 서해를 호령하던 때. 그 아득한 시간 언젠가 중평이라 불렀던 들판에 팽나무 한 그루가 섰다. 그로부터 1000년도 더 지난 20세기 벽두, 동아시아 해상 장악을 꿈꾼 일제는 해군기지와 함께 그곳 중평들판에 신도시를 건설했다. 창원시 진해구의 '구도심' 혹은 '서부지역'이라 불리는 곳이다. 11개 마을의 390가구, 2000여 주민이 신도시건설로 쫓겨났다. 청천벽력, 하루아침에 땅 빼앗기고 집 헐리고 내동댕이쳐졌으니 그런 목불인견이 없었다. 이를 두고 매천 황현은 '왜인이 늑탈하여 이속도 농민도 고기잡이도 모두 흩어져 마치 난리를 만난 것 같다'고 한탄했다. 저항이 없지 않았지만 이미 일본인 세상이라 버틸 수.. 2023. 2. 1.
마산항지(1926년) - 34 - 건권(乾卷) / 제7장 동포발전사 제7장 동포발전사 8. 러일의 국교단절 러일간의 기압이 갑자기 내려가 국교가 단절된 것은 명치 37년(1904) 2월 10일, 청황의 선전포고 때부터다. 이에 앞서 오사카상선회사의 시라카와마루(白川丸)는 한국 동남연안의 정기선으로 어느 날 마산에 입항한 그 배에 한 외국인이 타고 있었는데, 중국 산동성 지부(芝罘)에 가서 일본함대의 주력이 마산포의 전면인 진해만을 점거하고 있음을 전보로 알렸고 이것이 외국 신문에 게재되어 우리 해군은 크게 놀랐다. 곧바로 각 선박의 진해만 출입을 금지하여 해상 경계는 아주 엄격해지고 실리도와 견내량에는 탐조대를 설치하고 우편기(郵便旗) 깃발을 달고 각 어장을 순항하는 순라선(巡邏船)을 빼고는 어선이라도 빠짐없이 검문토록 했다. 이 바람에 마산거류민은 일상생활품의 공급이 .. 2023. 1. 30.
마산항지(1926년) - 33 - 건권(乾卷) / 제7장 동포발전사 제7장 동포발전사 5. 일본인 거류민회의 성립 일본인회 이사인 센고쿠 간쿠로(仙石勘九郞) 씨가 고질인 결핵이 악화되어 이사직의 자퇴를 요구해오니 평의회는 이 제안을 바로 받아들이고 후임 후보자로 미야하라 가네유키(宮原兼行) 씨를 선태했다. 미야하라 씨가 수임 의사를 표명한 그 평의원회가 개최된 날은 명치 36년(1903) 1월 11일이었다. 그때 센고쿠 이사는 귀신의 호적부에 들어간 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한편으로 동포 입주자는 점점 늘어나 거류지, 중앙부, 마산포를 통털어 100호, 200여 명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평의원회는 일본인회 회규가 협소하고 동포 통일의 불편을 느껴 이 조직을 일본인거류민회(日本人居留民會)로, 이사를 거류민회 민장(民長)으로 고치고 주민 호구장부의 조제 및 기타.. 2023. 1. 23.
마산항지(1926년) - 32 - 건권(乾卷) / 제7장 동포발전사 제7장 동포발전사 3. 각국거류지의 첫 장날(初市) 명치 35년(1902) 8월 3일은 음역 6월 30일에 해당되니 거류지의 첫 장날임을 각지에 선전하며 시장터를 마산영사관에서 아래로 내려온 현재의 혼마치 네거리 주변 일대로 정했다. 선전 노력의 효과가 났는지 지방시장 상인의 출점이 꽤 많았으며 사방 주위의 손님도 상당수가 모이고 동포들은 첫 시장을 경축하려 상인들에게 술과 음식을 제공하니 그들도 좋아하고 앞으로 더 성대해질 것 같았다. 한편으로 정기장을 잃게 된 구강(舊江) 민중들은 크게 분노하여 이전에 반대하고 그것의 회복에 분주하거나 혹은 감리서에 압박을 넣거나 경성 정부에까지 운동하기도 했다. 또한 시장의 이전으로 재산까지 없어진 자가 나오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자 새 시장을 연 지 20여 회 즉 .. 2023. 1. 16.
100산-39 ; 저도(猪島) 용두산 학봉산악회 저도 용두산 탐방기 일자 : 2023년 1월 7일 참석자 : 서익진, 정규식, 김용운, 신삼호(회장, 글쓴 이), 손상락(산행대장), 신성기(총무), 허정도 오늘 소개할 은 마산합포구 구산면 저도에 있는 비치로드로 잘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해안을 따라 설치된 데크길을 따라가다 보면 진해만을 볼 수 있는 산책코스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계묘년 새해를 맞아 첫 산행을 저도 비치로드로 정한 것은, 푸른 바다를 거닐며 느낄 수 있는 시원함 때문에 해마다 연초에 찾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유는 먹거리 때문입니다. 이맘때면 겨울별미 ‘굴 구이’나 ‘물메기탕’를 비치로드 주변에서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물메기를 먹을 것을 사전에 작정을 하였습니다. 준비 과정에 물메기 식당.. 2023. 1. 10.
마산항지(1926년) - 31 - 건권(乾卷) / 제7장 동포발전사 제7장 동포발전사 저자가 일본인이므로 여기서 '동포'란 마산 거주 일본인을 말한다. 1, 일본인회의 조직 명치 32년(1899) 5월 1일의 개항 당시 우리 일본 동포로서 마산포에 거류한 자는 야마모토 고조(山本好藏), 스미다 마사키치(隅田政吉), 하마다 린조(濱田林藏)와 그 외 2~3명에 불과했다. 미곡상인 나가사키(長崎) 현 사족 출신의 마츠바라 하야조(松原早藏) 씨가 본거를 부산의 친형 마츠바라 도모조(松原友藏) 씨 집에 두면서 창원읍내에 임시로 살며 가을에 미곡 매출로 왕래하는 일 외에는 부산영사관 마산분관원 2~3명과 경찰관 2명이 있을 뿐이었다. 같은 해 11월 3일 제1회 각국거류지 경매 이래 마산의 좋은 입지와 산수의 풍광명미함이 강지에 선전되어 이주자도 역시 점점 늘어나 동 33년(190.. 2023. 1. 9.
마산항지(1926년) - 30 - 건권(乾卷) / 제6장 개항사(開港史) 제6장 개항사 13. 전관거류지(專管居留地)의 협정 성립 6월 10일, 사카타 영사와 한 감리와의 교섭결과 가협정이 이루어져 서로 조인해서 교환했다. 〔일본전관거류지 가계약서〕 1. 전관거류지의 연간 조세는 일시적으로 일본정부 소유지에만 부과하도록 한다. 1. 한국정부 소유지 및 민유지는 예산상 바로 매수할 수가 없으므로 당분간 현상을 유지해 다른 외국인에게 팔거나 필려주지 않을 것. 1. 도로 및 구거(溝渠)는 미매수지 전부의 매수가 끝날 때까지 조세를 가하지 않을 것. 1. 전관지 북쪽 경계성 부근의 교차하는 곳은 실검(實檢)하고 일본전관지 내에 있는 한국정부 소유지과 교환해야 할 것. 1. 마산포에서의 악한과 무뢰배의 정황을 한국인 손에서 수사할 수 있게 정찰원을 상시 배치시킬 것. 1. 창원감리서.. 2023. 1. 2.
마산항지(1926년) - 29 - 건권(乾卷) / 제6장 개항사(開港史) 제6장 개항사 12. 일본 기생(藝妓)이 폭행 당하다 러시아 소코프 영사가 오랫동안 군함 안에서 집무하여 해상영사관이라 불리었다. 그 후 현재의 혼마치(本町) 4정목에 있는 러시아인 소유의 일식 건축 민가를 빌려 쓰고 있더니, 올해 3월 중에 현재 다이마치(臺町)의 우리 영사관 남족에 위치한 소나무 숲 언덕에 신축사업을 설계했다. 건축 재료인 연와는 작진등 아래 해변가에서 구워내었다. 5월ᅟ하순에 준공하여 6월 1일에 낙성식을 그 관내에서 치루었다. 이에 앞서 우리 일본 동포들은 모두 마산포란 누추한 곳에 살고 있었기에 사카타 영사는 거류지에로의 이주를 권유했다. 이에 호응하여 첫 번째로 거류지에 이주한 이는 술, 차 검도, 궁도, 생화, 요리, 조원(造園), 바둑 등 각종 기예에 통달한 호리에 다마노신.. 2022. 12. 26.
마산항지(1926년) - 28 - 건권(乾卷) / 제6장 개항사(開港史) 제6장 개항사 10. 러시아의 율구미 경영 마산포 사건은 위에서 서술한 경과를 통해 해결하고 러시아는 기어코 율구미 땅을 러시아제국의 전관거류지로 선언하며 바로 시설의 경영에 나섰다. 러시아의 운송선은 여순 혹은 블라디보스톡 방면에서 건축자재를 가득 싣고 왕래하며 러시아 동양함대의 육상사령부, 숙소, 장교 집회소, 하사관 집회소 등의 위치가 점차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병사들이 시설의 기초토목 공사에 소요될 연와(煉瓦)를 굽는 가마에서는 연기가 끊이지 않았다. 광무 신축(辛丑) 5년(1901) 즉 명치 34년 3월 3일, 소코프 영사가 우리 영사관에 와서 율구미 경영에 따른 공사를 맡아줄 업자의 알선을 의뢰해왔다. 이에 바로 이마즈 가키치(今津嘉吉), 오카모토 유우(岡本勇) 두 사람을 소개하여 계약이 성립.. 2022. 12. 19.
마산항지(1926년) - 27 - 건권(乾卷) / 제6장 개항사(開港史) 제6장 개항사 8. 각국거류지 제2회 경매 이달(광무 4년, 1900년 4월) 30일 각국거류지 제2회 경매가 행해졌는데 러시아의 경매사도 단(壇) 밑에 섰지만, 제1회와 같은 희한한 가격은 나타나지 않았을 뿐더러 실하게는 원가 그대로 경락되거나 비싸도 10배 정도나 2~3할 높은 범위 내에서 멈춰졌다. 이는 러시아가 해군 근거지 경영을 율구미로 변경한 것이 한 원인이 되겠지만 또 다른 원인은 각국거류지의 위치는 진해만으로부터 부도수도(釜島水道)를 통해 마산만에 깊이 들어간 데 있고 선박 운행에 불편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어 장래가 바람일지 비일지 혹은 눈일지 안개일지 앞날이 막막하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9. 율구미(栗仇味) 논쟁과 그 해결 5월 1일 사카타(坂田) 영사는 임관을 알릴 겸 율구미의.. 2022. 12. 12.
마산항지(1926년) - 26 - 건권(乾卷) / 제6장 개항사(開港史) 제6장 개항사 7. 한로조약(韓露條約)과 러시아 영사의 난폭함 이보다 앞서 3월 3일에 러시아의 파블로프 공사는 경성 정부와 아래와 같은 조약을 체결했다. 1. 한국정부는 새로 개항한 마산포 거류지에서 거리 2리 이내에 있는 율구미만(栗仇味灣)에 러시아 동양함대를 위한 석탄 저장소 및 해군병원 한 군데를 건설하기로 한다. 2. 러시아는 한국에 대해 결코 거제도 및 그 대안 육지와 아울러 부근의 여러 섬에 대해 조차를 요구하지 않는다. 3. 위 지역 내에서는 한국은 결코 다른 나라로부터의 조차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것이다. 4월 11일 러시아의 마산 주재관 소코프(러시아 외교관으로 서울 주재 러시아공사관에서 근무하다가 1900년 3월 마산포 주재 러시아 부영사로 부임하였다. 마산포에 상주하면서 대한제국 남부.. 2022. 12. 5.
남해각의 빛나는 변신 남해각의 빛나는 변신 이 글은 2022년 11월 29일 경남도민일보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그것은 감동이었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의 판박이 다리가 남해 섬에 들어서다니. 마주보고 선 두 개의 거대한 붉은 주탑과 휘영청 얹힌 케이블에 놀랐고, 아슬아슬 매달린 가늘고 긴 다리에 놀랐다. 지금이야 흔하지만 그때는 그랬다. 그 뒤 한참동안 ‘남해대교 건너봤나?’고 묻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개통하던 날 대통령이 걸어서 건너는 장면은 동네가게 흑백티비에서 얻어 보았고, 현수교라는 명사는 한참 뒤에야 입에 익었다. 그 후 남해로 여름 캠핑을 두어 번 갔지만 버스를 탔기 때문에 다리 볼 기회가 없었다. 가까이서 자세히 본 것은 80년대 중반이었다. 송정해수욕장이 우리 가족의 붙박이 여름휴가처였기 때문이다. 모래와 솔.. 2022. 11. 30.
마산항지(1926년) - 25 - 건권(乾卷) / 제6장 개항사(開港史) 제6장 개항사 6. 괴이한 러시아인의 잠꼬대 광무 경자(庚子) 4년(1900) 즉 명치 33년 3월 18일, 우라지밀 미스첸코(미센코, 마산포 개항 후 이주한 러시아 상인. 각국거류지 내의 대지주의 한 사람으로 신동공사(紳董公社, municipal office) 의원으로 선출되었다. 러시아 군함과 수병에 대한 잡화 및 식료품 소매를 하면서 거류지의 토목 건축 등의 공사 청부도 추진했다.)라는 러시아인이 느닷없이 나타나 현 마산포 사이와이마치(幸町)에 있는, 러시아 해군 식량품 조달을 하는 오카모도 유우(岡本勇) 씨 집에 머물렀다.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은 너무 크게 부풀러지기도 하고 혹은 시시콜콜하기도 하여 믿을 수 없는 것이었으나 다음의 일절만은 당시 러시아인이 반도를 삼켜버리려는 꿈을 꾸고 있었다는 소.. 2022. 11. 28.
마산항지(1926년) - 24 - 건권(乾卷) / 제6장 개항사(開港史) 제6장 개항사 5. 난폭한 러시아의 토지 유린 제1회 거류지 경매에 5개월 앞서 7월 2일, 경성의 러시아공사관 서기관 스타텐(슈테인, 師德仁, 당시 러시아공사관의 서기관 겸 통역관) 씨를 태운 군함 코레츠(코레예츠 호, 1886년 취항한 러시아제국 해군의 포함(砲艦). 1904년 2월 9일 일본의 기습적인 공격으로 벌어진 제물포 해전에서 폭파된 후 자침하였다) 호가 마산에 입항하여 창원의 안(安) 감리를 코레츠 호로 유인하여 토지 매수의 알선을 강요하며 자복동으로 동행해 소요지를 답사, 측량하고 경계 표식을 세웠다.(참고자료-당시 경계 표식도, 아래 도면) 그러나 그 땅에는 하자마(迫間) 씨가 이미 히로시 세이조 씨를 시켜 매루토록 한 토지, 갈대밭을 합쳐 약 2만 평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날, 러시아.. 2022. 11. 21.
마산항지(1926년) - 23 - 건권(乾卷) / 제6장 개항사(開港史) 제6장 개항사 4. 각국거류지 제1회 경매 이후 각국거류지의 정리는 차차 진척되어 광무 3년(1899) 11월 1일에 제1회 토지경매가 진행된다는 고시가 나왔다. 그 지역은 A호 제1지구에서 35소구획이고 총면적 약 9,131평, 즉 3만185평방미터이며 이는 전체 면적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지만 해병에 연해 있어 장래가 촉망되어 일본, 러시아 양국은 물론 기타 외국인에게도 희망자가 많다고 전해졌다. 그 외의 지역은 오늘날에는 극히 중요지 되지 않는 현재의 하마마치(濱町) 해안로에서 혼마치(本町) 2-5정목(丁目) 남쪽 일대다. 이 경매에 참가하거나 관람하기 위해 10월 30일 일본 우선(郵船) 부산지점장 시마무라 아사오(島村淺夫), 경매사 오이케 츄스케(大池忠助) 외 2~3명이 작은 기선 이쿠쇼마루.. 2022. 11. 14.
화폐민주주의연대 뉴스레터 - 10 / 서익진의 Q&A 서익진의 Q&A 현행 통화 공급 시스템의 모순 - 롤러코스터 식 경기변동 - 현행 통화 공급(발행 및 배분) 시스템이 지닌 가장 기본적인 모순은 이자 불입용 돈의 부재가 경제성장을 강제한다는 사실 그리고 금융 부문은 내재적인 불안정성을 드러낸다는 사실이 아닐까 합니다. 이것들은 이미 앞선 뉴스레터들에서 다룬 바 있죠. 이번 제10호에서는 현행 통화 공급 시스템이 드러내는 또 다른 중대한 모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그것은 이 시스템이 경기변동(business cycle)의 진폭과 속도를 키운다는 사실입니다.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터 타 보셨나요? 저는 겁이 나서 시도조차 못해 봤습니다. 그 특징은 거의 수직으로 상승한 뒤 급강하하는 데 있죠. 롤러코스터라는 단어는 호황(호경기, progression)과 불황.. 2022. 11. 10.
마산항지(1926년) - 22 - 건권(乾卷) / 제6장 개항사(開港史) 제6장 개항사 3. 일본의 토지 매수 상황 돌이켜 우리 일본의 토지 매수 상황을 회고해 본다. 홀연히 키 큰 괴한이 한복(韓服)을 입고 성긴 수염을 단채 나타나 각 리, 각 동에 출몰하니 그 신분을 사람들은 의문에 찬 눈으로 바라봤다. 누가 보아도 한인과 아무런 차등이 나타나지 않으나 그 말투와 거조를 주의 깊게 바라보면 순 한국인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야음을 이용해 혹은 폭풍우 날에도 신출귀몰하게 활동했으니 범상한 일이 아니었다. 영사관 분관의 고쿠부(國分), 와타나베(渡邊), 두 통역관 중의 한 사람과 한둘의 사복 순사는 그를 미행했다. 그는 한인의 집을 방문하자 인사를 잘하고 큰 소리로 이야기할 때도 있었으며 한 번도 화를 내는 법이 없이 아주 재미있는 인물 같았다. 이 괴한이 바로 오.. 2022. 11. 7.
100산-38 ; 진해 장복산 학봉산악회 통합창원시를 호령하는 진해 장복산 산행기 - 2022년 10월 30일(토) 창원시 장복산 - 참가회원 6명 : 정규식·신성기·신삼호(동승 차량)·손상락(개인 차량, 글쓴 이)·허정도 2022년도 산악인들의 한 해 절정이자 막바지로 시간은 흐르고 있다. 10월말 가을 단풍의 계절, 전국 유명한 단풍의 산과 계속에는 인산인해의 산악인들과 나들이객들로 북적인다는 소식을 연일 접하게 된다. 10월의 등산은 단풍으로 명성을 자랑하는 산을 오르는 것으로 한 해의 화룡점정을 이루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학봉산악회는 단풍잎이 손짓하는 전국 방방곡곡의 명산을 뒤로 하고 우리의 생활 근거지에서 가장 가까운 창원시 장복산을 화룡점정의 장소로 정하고 단풍 명산을 탐방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마음 한 켠에는 나름.. 2022. 11. 5.
마산항지(1926년) - 21 - 건권(乾卷) / 제6장 개항사(開港史) 제6장 개항사 1. 각국거류지의 정리 광무 3년(1899) 5월 1일 마산 각국거류지의 수수(授受)를 완료한 부산세관은 바로 마산출장소를 창원감리서의 별실에 설치하여 거류지 사무의 정리에 착수하였다. 이때 우리 일본 정부도 역시 마산에 부산영사관 마산분관을 두고 외무(外務) 서기생(書記生) 가와마치 다츠이치로(川上立一郞, 1888년부터 부산영사관에서 근무하던 일본 외교관. 마산포 개항이 결정되자 1898년 4월 마산포로 와서 영사관 부지 선정 등의 조사를 했다. 1899년 마산포 개항 후 부산영사관 마산분관 주임이 되어 마산분관이 영사관으로 승격될 때까지 있었다. 1900년 10월 원산영사관 성진분관으로 옮겨 1902년 9월에 대리영사가 되어 1906년 1월 영사관 폐지 때까지 있었다) 씨를 분관 주임으.. 2022. 10. 31.
전기요금 50% 올려야 이 글은 환경운동가 박종권 선생(아래 사진)이 쓴 글이다. 기업은행 마산지점장을 지낸 박종권 선생은 퇴직 후 환경운동가의 길을 선택,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던지고 있다. 10월부터 4인 가구는 월 전기요금이 2270원 인상된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연료가격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복지할인 제도를 연말까지 연장하고 318억 원을 추가 경감한다. 또 뿌리기업에 대한 대책도 발표했다. 월 2270원 전기요금 인상으로는 한전 적자 메우기는 턱없이 부족하고 전기 절약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 보수 언론은 “유럽 전기요금 10배 폭등... 한국도 30-40% 올리며 절약 나서야”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맞는 말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국가는 온수를 끊고.. 2022. 10. 26.
마산항지(1926년) - 20 - 건권(乾卷) / 제5장 근고사(近古史) 제5장 근고사(近古史) 6. 마산항의 개방 26세 희왕(熙王, 고종)은 국제관계를 고려해 사대주의를 일소하고 청국 숭배한 병폐를 고치려 했다. 조선의 국호를 대한으로 바꾸고 스스로 황제라 칭하며 태양력의 사용을 선언하고 단발령을 내리며 건양(建陽)이란 연호를 쓰고 다음 해에 광무(光武)로 개원하였다. 이듬해인 광무 2년 무술(戊戌, 1898)년 5월 26일, 한국 정부는 우리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마산항과 함경북도 성진, 전라북도 군산을 자유항으로, 평양을 자유시장으로 개방할 것을 국제사회에 선언하였다. 이로써 창원항인 신마산포에 창원감리서(昌原監理署)를 두고 창원부윤 안길수(대한제국 시기의 관료. 1898년(광무 2) 고부군수로 부임하여 전임 군수 조병갑이 설치한 만석보(萬石洑)를 철거하였다. 마산포.. 2022. 10. 24.
100산-37 ; 창원 반룡산(팔용산) 학봉산악회 창원 반룡산(盤龍山) 산행기 2022년 10월 15일(토) 참석자 ; 신삼호 회장, 신승기 총무, 서익진 회원(글쓴이) 반룡산의 설움 팔용산(八龍山)도 팔룡산도 아닌 반룡산(盤龍山)이다. 반룡산은 억울하다. 팔용산이 근거가 박약하기 때문이다. 궁금하면 계속 읽으시길 바란다. 현재 사용되는 공식 명칭은 팔용산이지만 그럼에도 반룡산은 반룡산이다. 날은 10월 15일. 그러고 보니 양력 보름이다. 둥근 달이 아니라 둥근 해가 떴고 맑은 날씨로 먼 산들도 뚜렷하다. 하지만 전형적인 가을 날씨에는 2% 모자란다. 오늘 산행지는 원래 언제나처럼 무학산 둘레길이었다. 단톡방으로 확인된 참가자는 회장과 총무 그리고 필자밖에 없다. 회장과 총무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산다. 평소에도 반룡산을 집 앞산 내지 뒷산.. 2022.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