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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profession인가? business인가? 70년 경부터 전국적 규모의 국토개발이 시작되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오래된 낡고 좁은 집은 대부분 헐어 없애고 그 자리에 비까번쩍한 새 건물을 지었다. 그 자체를 두고 옳고 그름을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 십 년 동안 지속된 개발논리는 건설업에 기초한 국내의 산업구조 덕택에 경기호황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또한 그것은 도시산업사회로 가는 물적 팽창시대의 통로이기도 했다. 그러나 폐해가 컸다. 국민들 인식 속에 ‘개발과 건설이 우리 삶을 윤택케 해주는 유일한 통로’라고 내재된 것이 가장 큰 폐해다. 개발이 마치 선(善)처럼 무엇보다 우선되고 강제되었다. 그 결과 개발선호가 태초부터 있었던 DNA처럼 우리를 지배했다. 일반인은 물론 건축가와 도시전문가도 다른 생각은 별로 갖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2022. 6. 12.
화폐민주주의연대 뉴스레터 - 5 / 서익진의 Q&A, 용어해설 서익진의 화폐민주주의 Q&A-6 ‘시뇨리지’란 무엇인가?(2) - 현대 법정화폐의 시뇨리지 지난 호에 이어 ‘시뇨리지’(통화 발행 차익) 얘기를 계속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법정화폐의 시뇨리지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법화의 시뇨리지는 누가 가져야 할까 오늘날의 법정화폐는 1930년대 초 금본위제 폐지 이전까지의 상품화폐(물건, 금화, 태환지폐 등)와는 달리 그 자체로 소재가치 - 돈 자체가 지닌 실물 가치 또는 효용으로서 일단 그 생산비로 측정될 수 있습니다 - 가 거의 또는 전혀 없는 단순한 증표(token; 지폐, 동전, 전자화폐 등)에 지나지 않습니다. 일정한 가치의 크기만 대변한다는 점에서 명목화폐, 사회적 믿음이나 약속을 바탕으로 발행된다는 점에서 신용화폐라는 속성을 .. 2022. 6. 7.
한국100산-32 : 경남 고성 거류산 한국의 마테호른 고성 거류산 산행기 - 2022년 5월 21일(토) 고성군 거류산(엄홍길 기념관·제정구 기념관) - 참가회원 6명 : 서익진·신삼호(차량)·손상락(글쓴 이)·임학만(차량)·신성기·허정도 학봉산악회는 100대 명산 탐방의 야심찬 꿈을 품었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100산은 커녕 50산도 아직 못해 힘이 있는 그날까지 100산을 정복할 수 있으려나 걱정이 태산이요, 희망을 가지려해도 절망이 먼저 앞을 가린다. 목표의 절반이라도 이루면 나름 노력했다 할 수 있을지어다. 해서 팀원들의 기력과 에너지가 하루가 다르게 하향세인지라 목표를 줄여 50산 탐방이라도 채우기에 기력이 떨어지는 속도에 비해 시간은 없고 마음은 급하다. 하지만 수정 목표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기분.. 2022. 6. 3.
바다를 다시 품은 시민들 이 글은 2022년 5월 26일자 경남도민일보 '아침을 열며'에 실린 칼럼입니다. 오랜 세월 등졌던 바다가 다시 시민들 품으로 돌아왔다. 최근 개장된 ‘마산3·15해양누리공원’ 이야기다. 이 공원은 1930년대 조선총독부가 건설한 마산만 제1부두와 중앙부두를 아우른 곳이다.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시기 마산의 특산이었던 술·장유·직물 등과 마산인근에서 생산된 곡물을 전쟁터로 보내기 위한 부두였다. 해방 후에는 대한민국정부 부두로 바뀌었다. 해양수산관련 공공기관청사들이 들어섰고, 부두이용권을 얻은 업체들의 사업장으로 사용되었다. 일반시민들은 진입할 수 없었다. 때로는 높은 철조망이 쳐지기도 했고, 때로는 콘크리트 블록 담으로 차폐하기도 했다. 그것은 도시와 바다를 단절시킨 장벽이었고, 항구도시 시민들을 해안.. 2022. 5. 27.
화폐민주주의연대 뉴스레터 - 4 / 서익진의 Q&A, 용어해설 서익진의 화폐민주주의 Q&A - 4 은행은 새 돈을 원하는 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 앞선 3호에서 우리는 시중은행이 어느 누구의 돈도 아닌 새 돈을 만들어 대출한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은행은 자신의 돈이나 예금이 없어도 그리고 중앙은행에 빌리지 않아도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는 것만으로 얼마든지 새 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무(허공)에서 유(돈)의 창조야말로 은행들이 진정 감추고 싶어 하는 최고의 비밀입니다. 이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으신 분은 뉴스레터 3호를 다시 찬찬히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어쨌든 그렇다고 친다면, 이제 은행은 과연 자신이 원하는 만큼 무한정으로 새 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인가? 전문용어로 은행의 신용통화 창조에는 한도가 없는가? 하는 의문이 이어질 수 있겠네요. 오늘.. 2022. 5. 23.
한국100산-31 : 마산 진전면 적석산 학봉산악회 본거지 마산 적석산 탐방 산행기 -2022년 4월 30일(토) -참가회원 6명 : 허정도·서익진(자차이동)·신상호(차량)·손상락(글쓴 이)·임학만(차량)·신성기 학봉산악회는 산과 계곡, 둘레길을 거밀며 지역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보고 듣고 느끼며 심신을 달래기 위해 회원들의 공감 속에 국내 100대 명산을 탐방하는 학봉산악회 공약을 내걸었다. 이는 공동체의 약속이거니와 각자의 결심이기도 했다. 하지만 13년이 지난 현재 50산에도 못미치는 저조한 공약이행에 전국 산악회 졸혼(卒婚)(?)로부터 지적을 받을 만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 물결의 여파가 우리 산악회에도 밀물처럼 엄습해오고 있어 공약 달성의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이러한 위기감 해소와 더불어.. 2022. 5. 16.
화폐민주주의연대 뉴스레터 - 3 / 서익진의 Q&A, 용어해설 서익진의 화폐민주주의 Q&A - 3 은행은 없는 돈을 새로 만들어 대출한다구요? 지난 호에서 제시한 ‘은행은 누구의 돈을 대출할까요’라는 질문의 답을 찾으셨나요? 한 달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지는 않았나요? 정답을 말하기 전에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일상의 돈 거래(즉 대차거래)와 은행과의 돈 거래가 어떻게 다른 지 그리고 이 두 가지 거래가 거래자 각각에게 그리고 경제 전체(특히 통화량)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 지부터 살펴보는 게 좋겠습니다. 정답은 저절로 드러날 겁니다. 비은행 주체들 간의 대차거래 예를 들어 개인이든 기업이든 ‘갑’과 ‘을’ 두 명의 비은행 민간주체가 있고, 갑이 을에게 100만 원을 빌리기로 합의했다고 합시다. 논의의 편의상 이자는 없다고 가정합니다(이자 문제는 추후 다룰 예정입니다.. 2022. 5. 9.
안전사고, 답은 하나 뿐 이 글은 2022년 3월 29일 경남도민일보에 실린 칼럼입니다. 안전사고, 답은 하나뿐 77일이면 기억 지우기에 충분한가? 아니면 이미 기억에서 사라졌는가? 지난 1월 11일 오후, 굴지의 건설사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던 광주광역시 화정동 아파트 한 쪽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마지막 층인 39층 옥상 콘크리트 타설 중 거푸집이 내려앉자 그 아래 무려 16개 층의 바닥 슬래브가 마치 죽을 부은 것처럼 쏟아졌다. 범벅이 된 콘크리트에 묻혀 여섯 명이 목숨을 잃었다. 마지막 시신이 수습된 것은 사고 후 30일이나 지난 뒤였다. 현장소장과 실무직원 세 명이 구속되었다. 세 사람 모두 사고현장의 건설기술자들이다. 물론 기업도 경제적 법적 책임을 지겠지만 기업 규모에 비해 그리 대단한 수준은 못된다. 그래서 하는 .. 2022. 5. 2.
한국100산-30 : 거창 우두산 & 의상봉 학봉산악회 13주년 기념 거창 우두산 탐방 산행기 -2022년 4월 9일(토) -참가회원 8명 : 허정도·서익진·정규식·김용운·신삼호(차량)·손상락(글쓴 이)·임학만(차량)·신성기 학봉산악회는 13년전 창립때 자연을 벗 삼아 전국 방방곡곡의 역사문화 탐방과 먹거리 즐기기를 곁들인 100대 명산을 탐방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5월 전라남도 장흥군 천관산(天冠山)을 탐방한 이후 1년여만에 100대 명산 탐방 프로그램을 실행하게 되었다. 이번은 소머리를 닮았다는 거창군 우두산(牛頭山, 1064m) 탐방을 하기로 했다. 우두산은 산림휴양의 기회를 제공하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거창군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항노화 힐링랜드와 더불어 2020년 10월 개통된 Y자형 출렁다리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 2022. 4. 25.
화폐민주주의연대 뉴스레터 - 2 / 서익진의 Q&A, 용어해설 서익진의 화폐민주주의 Q&A - 2 은행은 대출할 때 누구의 돈을 빌려줄까요? 출처 : https://kr.freepik.com/vectors/people'>People 벡터는 pch.vector - kr.freepik.com가 제작함 만약 여러분이 1백만 원이 꼭 필요한데 수중에 없다면 어떻게 할까요? 시간이 좀 있다면 당신은 가진 뭔가(재산 또는 자산)를 팔아서 돈을 확보할 수 있겠지요? 혹시 어딘가에서 알바 같은 일자리를 찾아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둘 다 여의치 않으면 친구나 친지 등 다른 사람에게 꿀 수도 있고, 아는 사람한테 돈을 꾸기가 뭣하다면 결국 은행 대출을 받겠지요? 꼭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요. 또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아, 장사나 사업을 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건 시간이 많.. 2022. 4. 18.
낯 두꺼운 귀향자의 공직선거 출마를 반대한다. 6월 1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창원시장 출마를 준비하는 예비후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유난히 오랫동안 지역을 떠나 살던 많은 출향 인사들이 예비 후보로 등록하고 단체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낯 두꺼운 귀향자들이다. 이들은 대선 전부터 지역민들에게 자신의 ‘창원시장 출마’를 알리는 문자를 보내고 있다. 창원에서 태어났거나 혹은 초, 중, 고교를 졸업했다는 것만을 내세워, 오랜 세월 떠났던 고향을 책임지겠다며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놀랍고도 당연한 사실은, 창원 사람 누구도 이들에게 고향으로 돌아와 시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철든 후 한 평생 고향을 떠나 살았고, 지난 수십 년 동안 고향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모르고, 고향 발전에 아무런 관심도 없던 분들이 그동안 타.. 2022. 4. 11.
화폐민주주의연대 뉴스레터 - 1 / 서익진의 Q&A, 용어해설 서익진은 경남대 경제금융학과 교수였다. 프랑스 그르노블 사회과학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한국경제와국제경제를 다룬 다수의 저서와 논문, 번역서를 출간하였다.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를 계기로 화폐금융의 문제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여, 현재는 화폐의 본질과 현행 통화 공급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화폐민주주의연대’의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 글은 그가 「화폐민주주의연대 뉴스레터」에 게재한 것이다. 서익진의 화폐민주주의 Q&A - 1 화폐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민주주의에 관한 최고의 정의는 누가 뭐라 해도 미국 링컨 대통령이 게티즈버그 연설문에서 제시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라는 정의일 것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이 세 가지 요소를 각각 순서대로 ‘.. 2022. 4. 4.
싼 전기요금, 기후위기 주범 이 글은 환경운동가 박종권 선생(아래 사진)이 경남도민일보 3월 8일자 '발언대'에 기고한 원고다. 기업은행 마산지점장을 지낸 박종권 선생은 퇴직 후 환경운동가의 길을 선택,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던지고 있다. '7년 4개월' 지구 평균 온도 1.5도 상승하는데 필요한 탄소 배출의 남은 시간이다. IPCC 자료에 의해 계산 한 시간으로 과학적인 진실이다. 1.5도 상승하게 되면 농사가 어려워져 마트에 먹을 것이 없게 되는 재난이 시작될 것이다. 이 탄소배출은 전기소비에서 가장 많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전기소비량은 연간 1만 kwh를 넘는다. 우리보다 잘 살고 춥고 습한 영국의 1인당 소비량은 4,500kwh에 불과하고 중공업이 발달한 독일 역시 5,900kwh로 우리의 절반에 불과하다.. 2022. 3. 21.
마산번창기(1908년) - 28(마지막) - 제10장 마산잡록잡황(馬山雜錄雜況) 제10장 마산잡록잡황(馬山雜錄雜況) - 7 (20) 마산시(馬山是) 표제의 시(是)란 무엇인가. 시란 도리에 맞는 것, 곧 일반 사람들이 인정하고 좋다고 생각하는 방침을 말한다. 마산은 미두(米豆)가 풍요하게 생산되는 곳이니 쌀과 콩을 가지고 마산의 시(是)로 삼는 것이 좋다. 연해의 고기잡이의 이익(漁利)도 풍부하니 이것을 가지고 마산의 시로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항만은 태평양 안의 제3위의 최량 항만이긴 하나 군항이 있어서 상업 대항구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국인을 상대로 한 장사만으론 마산시(馬山是)로 삼을 수는 없다. 그래서 저자는 양조업(釀造業)을 마산의 시로 권하고 싶다. 술, 간장, 된장을 양조하는 양조지가 되어 한국의 12도에 판매토록 함으로써 미두와 어업과 합쳐서 마산시로 하고 싶.. 2022. 3. 14.
마산번창기(1908년) - 27 - 제10장 마산잡록잡황(馬山雜錄雜況) 제10장 마산잡록잡황(馬山雜錄雜況) - 6 (16) 마산야학회 마산 본포의 입구에 그 간판이 걸려 있는데, 이 건물은 한인, 일인의 공유물이며 전에 마산공립학교이었던 한동(韓童) 교수소와 가키하라 지로(柿原次郞) 씨가 지도하는 일어학교의 합동 교습실이었던 곳이다. 지금도 한국 학동(學童)의 야간교습소라 하는데 책 읽는 소리가 들릴 때는 많지가 않은 것 같다. (17) 마산아마추어 사진연구회 이것은 신시에 사는 부고츠(武骨)란 이름을 쓰는 본 책의 저자가 중심이 되어 조직한 것인데, 사진 도락(道樂)같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없으니 회원은 많지 않으나 모두 열심이다. 그 사무소는 신시에서는 이와모토(岩本) 사진관, 마산포에서는 진해헌(鎭海軒) 사진소의 두 군데이며 회원 사진화(寫眞畵)의 현상, 수정 .. 2022. 3. 7.
마산번창기(1908년) - 26 - 제10장 마산잡록잡황(馬山雜錄雜況) 제10장 마산잡록잡황(馬山雜錄雜況) - 5 (14) 요리점과 예기, 작부 마산이사청 관내에 임대방(貸坐敷, 대좌부)이라고 일컬어지는 가게는 없고 다 요리점이라고 한다. 요리점은 임대방의 대명사이다. 이 요리점은 공회당이기도 하고 교성을 자아내는 따뜻한 방이 되기도 한다. 작부는 예기의 대명사이며 예기란 요금을 정하고 손님과 한 이불을 쓰는 그런 예기는 공창이지만 불법 매춘부는 아니다. 예기는 모두 감찰(鑑札)을 두 장 가지고 있고 작부를 겸하고 있으며 작부와 다른 점은 같이 잘 때의 요금이 조금 비싸다는 것이다. 작부는 샤미센(三味線, 삼미선)을 치지 않지만 예기는 그 실력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샤미센도 치고 북도 치고 춤도 춘다. 이부자리에서의 동작은 예기든 작부든 매 한 가지다. 이 두 업종은 원적지 .. 2022. 2. 28.
마산번창기(1908년) - 25 - 제10장 마산잡록잡황(馬山雜錄雜況) 제10장 마산잡록잡황(馬山雜錄雜況) - 4 (9) 바둑과 일본 장기 이것들은 앞서 나온 기다유부시(義太夫節) 보다 대유행인데 바둑에 관해선 대충 아래와 같은 것이다. 다나카 손(田中遜) 씨가 마산에서 바둑을 처음 두기 시작한 사람이며 방원사(方圓社, 1879년 발족된 일본바둑 조직) 급수로 8, 9급 정도나 될 것 같다. 그 다음으로는 노지마 타이조(野島種造), 기무라 구메타로(木村久米太郞) 씨가 될 것이다. 둘 중 어느 쪽이 잘 두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 다음으로 오가타 치요사부로(緖方千代三郞), 야마모토 구니츠구(山本國次), 후지사키 도모히데(藤崎供秀) 씨 등이다. 그 외에도 두는 사람은 다음과 같다. 유키모토 야타로(行本彌太郞) 씨, 이이즈카 추타로(飯塚忠太郞) 씨, 모모키 게이이치(百木惠一) 씨.. 2022. 2. 21.
마산번창기(1908년) - 24 - 제10장 마산잡록잡황(馬山雜錄雜況) 제10장 마산잡록잡황(馬山雜錄雜況) - 3 (8) 덴구카이(天狗會, 공연에 취미가 많은 아마추어 개그맨들의 모임을 뜻함 /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일본의 전통 놀이) 덴구카이(天狗會)란 소위 풋내기 기다유(義太夫, 원래 정류리(淨瑠璃) 인형극에 수반되는 창을 뜻함) 애호가 모임인 덴구렌(天狗連)을 가리킨다. 이 창(唱)은 마산포와 신시 관계없이 대유행하고 있다. 특히 신시의 그 모임은 1908년 6월 9일, 10일 양 일 밤, 야나기마치(柳町)에 있는 극장 마루니시좌(丸西座)에서 대회를 개최했다. 반주 샤미센(三味線)은 도요자와 난자부로(豊澤團三郞)가 치며 박수갈채를 받은 당시의 출연자와 그 연기한 제목은 다음과 같다. ­ - 산쥬산겐도(三十三間堂, 교토에 있는 세계문화유산으로 1001개의 천수관음상으로 .. 2022. 2. 14.
마산번창기(1908년) - 23 - 제10장 마산잡록잡황(馬山雜錄雜況) 제10장 마산잡록잡황(馬山雜錄雜況) - 2 (2) 마산경제협회(馬山經濟協會) 1907년(명치40년) 봄 즈음에 마산 유지자들이 구두 약속으로 성립된 조직이며 별도 규칙, 규약이 있는 것도 아니며 일정한 회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처음에는 마산포와 신시에서 격월로 모임을 가져왔으나 중도에 뜸해지다가 1908년 봄 다시 활발해지고 매월 한 번의 모임이 신시에서만 개최되고 있다. 매회 마다 전 간사는 당일 이후의 간사 2명을 지정하며 지정 받은 자는 어떠한 이유라도 이를 사퇴할 수가 없다. 이렇게 의리와 인정이 있는 모임이라 한 층 재미가 있어 보인다. 회원에는 관리, 신문기자, 은행가, 종교인, 야채 집 주인도, 의사도 있어 아주 다양한 모임이다. 그리고 마산의 이해에 관련되는 사안은 아무나 문제를 제출할 .. 2022. 2. 7.
마산번창기(1908) - 22 - 제10장 마산잡록잡황(馬山雜錄雜況) 제10장 마산잡록잡황(馬山雜錄雜況) - 1 (1) 마산상업회의소 1908년 3월 30일, 다가까손(田中遜) 씨 외 29명이 발기 인가를 받고 5월 23일 설립 인가를 얻어 5월 30일 의원 선거에 의해 6월 1일 임원의 선출이 끝났으므로 비로소 그 성립을 고(告)하게 된 것이다. 이 설립에 관해서는 불필요론자도 시기상조론자도 있는데 그 주장하는 바는 마산 경제계가 부진한 데도 각자의 부담을 증대시키는 것은 마산 발전의 앞길을 어둡게 한다는 일치된 소신 때문이다. 그래도 니시카와 다로이치(西川太郞) 씨의 의지는 확고하여 이곳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으며 시기카와 씨의 주선으로 서기장(書記長)까지 마산에 들어와 있으니 반드시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스스로 의원이 되겠다는 인사들 중에는 열심히 한 운동으로 마.. 2022. 1. 31.
우리의 도시는 정의로운가 이 글은 2022년 1월 19일자 경남도민일보 '아침을 열며'에 실린 칼럼입니다. 정의로운 도시. 생소할지 모르나 어려운 말은 아니다. 사회나 공동체를 위한 옳고 바른 도리가 정의니만큼 그런 도시가 정의로운 도시다. 성장의 시대 동안 우리의 도시는 키우고 짓느라고 앞만 바라보고 왔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다함께 행복한 도시, 도시의 모든 것들이 시민 누구에게나 차이 없이 공유되는 도시, 그런 도시를 꿈꿀 때가 되었다. 선진국이라지 않는가. 21세기 벽두에 열린 베니스 건축비엔날레의 표제는 「덜 미학적인, 더 윤리적인(Less Aesthetics, More Ethics)」이었다. 완결된 형태를 미학의 완성으로 보았던 서양건축이 윤리를 주제로 삼았다. 회고와 성찰의 결과였고 시대정신의 표현이었다. 사람.. 2022. 1. 24.
마산번창기(1908) - 21 - 제9장 경제사정 제9장 경제 사정 - 4 ■ 마산의 상황(商況) 한 측면은 대개 다음과 같다. □ 잠건(蚕巾, 실크) - 영국령 홍콩제로 수요기는 매년 8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의 8개월 동안이며 한 달 평균 25,000필의 거래가 있는 모양이다. 한 필(匹) 대금이 6원이라면 한 달 15만 원, 8개월이면 120만 원이 되며 이것이 수입품목의 으뜸가는 상품이다. 용도는 한인의 흰옷(白衣)에 조제(調製)된다고 한다. □ 방적사(紡績絲) - 한 가마 20 다발 150 근으로 매월 30가마 씩 팔리는데 일 년에 적산하면 3,600 가마에 달한다. □ 백목면(白木綿) - 이것도 한인의 흰옷에 쓰이며 일 년에 26,000 필의 판매량이 있다. 한 필당 1월 70전으로 평균으로 매상고는 44,200원으로 예상한다. □ 마포(麻布.. 2022. 1. 17.
마산번창기(1908) - 20 - 제9장 경제사정 제9장 경제 사정 - 3 ■ 토지매수상의 주의 토지매매에 있어서는 거류지에는 지계(地契)라는 것이 있어 일본과 같이 등기에 관한 법이 있는데 기타 지역에서는 한인에게서 토지를 사들일 때는 한 장의 문서만 그 증거가 된다. 이때 교활한 한인이 문서를 위조하고 장소를 거짓으로 하거나 판매 금액을 속이는 등 상식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이 들통 나서 힐책하게 되면 도망을 가기도 한다. 이를 한인과 직접 매매 계약을 하거나 한인의 주선으로 그 사기의 술책에 넘어가 적지 않은 손해를 입어 세상 사람들의 실소를 부른 이가 적지 않다. 얼마 되지 않는 수수료를 아낀다고 한인을 믿고 싸구려 땅을 비싸게 사느니보다 확실한 일인 주선인(周旋人)에 부탁하는 것이 득책(得策)일 것이다. 이런 믿.. 2022. 1. 10.
마산번창기(1908) - 19 - 제9장 경제사정 제9장 경제 사정 - 2 ■ 수입품 나가사키(長崎), 시모노세키, 오사카, 고베 또는 부산 등에서 수입하고 기타 외국에서 직접 수입하는 것은 적다. 주된 품목은 견면마포(絹綿麻布, 청국제 포함), 일용잡화, 관제담배, 박래잡화(舶來雜貨), 일본 청주, 맥주 및 기타 주류, 한인용 솥 종류 및 기타 주철, 광철류, 밀가루, 설탕, 석유, 성냥, 기와, 대나무, 목탄, 목재 등이며 그 총량은 180만 원을 훨씬 넘을 것이라고 한다. 그 자세한 내용은 별도의 시황란(市況欄)에서 밝히겠다. 해산물 및 그 수송기관은 대개 아래와 같다. □ 마산수산주식회사 이 회사는 신시의 하마마치(濱町, 창포동) 3정목에 있으며 1905년 발기회를 열어 4월부터 어류 경매 영업을 시작하여 1906년 6월 1일 설립인가를 거쳐 법.. 2022. 1. 3.
마산번창기(1908) - 18 - 제9장 경제사정 제9장 경제사정 - 1 마산에서 금융기관으로 확립된 데는 두 군데밖에 없으며 제일은행 마산출장소(아래 사진)와 경상농공은행 마산출장소가 그것이다. 전자는 일본이 설립에 관여한 상업기관이며 후자는 한국이 세운 농공업기관이다. 이 외에도 이자가 비싸서 가혹하다는 평을 받는 일시적으로 편리한 전당포도 있다. 또한 한인을 상대로 작은 자본으로 막대한 이익을 악착같이 남기면서 부자가 된 고리대업자도 있다. 그들도 일본을 위한 생산증식의 자본을 공급하는 하나의 기관이기도 하니 동정을 해 줘야겠다. 원래 한국 연안은 일본 경제계의 영향을 많이 받아 금융에 변동을 초래하게 되어 있으며 본 항구도 그 예외일 수는 없다. 그래서 만약 일본 농업에 흉작의 기미가 있다면 본 지방의 중요한 산물인 쌀, 보리, 대두(大豆), 소.. 2021. 12. 27.
마지막 선택 맞은 해양신도시 자랑이 될 건가 수치가 될 건가 개발 줄이고 새 관리모델 찾아야 긴 시간이었다. 마산 해양신도시가 저 모습으로 드러나기까지 무려 20여 년이 흘렀다. 주장도 많았고 다툼도 많았다. 그 사이 도시가 통합되었고 시장도 몇 차례나 바뀌었다. 섬의 규모와 모양도 처음과 많이 달라졌다. 이제 모든 과정은 끝났다. 덩그러니 펼쳐진 19만 4000평 땅이 지금까지의 결과다. 없앨 수도 옮길 수도 없다. 저 땅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하는 질문만 남았다. 창원시는 민간에 6만 1000평 개발을 맡기고 나머지는 공원, 미술관 등 공공용지로 사용하겠다면서 그에 따른 절차를 거쳐 한 개발업체를 택했다. 19만 4000평 모두 공공용지로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되돌릴 수는 없다. 이제는 현 상황에서 최선책을 찾아야 한다. 현재.. 2021. 12. 20.
마산번창기(1908) - 17 - 제8장 호구(戶口) 제8장 호구(戶口) 본 항구의 일본인은 개항 당시 모두가 한국인 집을 빌려서 살기 시작했으며 신시(新市)에 열 몇 명의 러시아인과 한두 명의 영국, 프랑스인이 거류할 뿐이었다. 다음 해 신시에 일본인 가옥이 두세 채 나오게 되고 광무 7년 즉 1903년에 이르러 그 인구가 많이 늘었지만 신시는 여전히 러시아가 독점하다시피 하여 러시아 군함의 출입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일본 기생이 러시아 수병에 의해 욕을 당한 사건도 터져 영사관의 유시(諭示)는 있었지만 일본인들은 다 신시에 이사해 오는 것을 꺼리며 청국(淸國) 사람과 함께 마산포에서 같이 살며 서로 상업에서 경쟁하고 있었다. 그 당시 경찰관이란 오직 영사관을 지킨다는 직무를 수행할 뿐 일반인들에게 대해서는 아주 오만불손하며 뇌물이나 주지 않으면 그들.. 2021. 12. 13.
마산번창기(1908) - 16 - 제7장 교통 제7장 교통 □ 우편전신, 전화 이들 사무는 모두 마산우편국에서 취급하고 일본인, 청국인, 한국인은 물론 구미인의 서신, 전보도 다 다루고 있다. 집화와 배달은 매일 수차례 행해지며 아주 편리하다. 특히 마산포에도 히로시 세이조(弘淸三) 씨를 소장으로 하는 우편소가 있어 서신과 전보를 취급하고 있다. 부근 각지의 서신과 전보를 처리하고 마산국과 연락을 취하는 곳으로 진해우편소, 통영우편소, 진주우편국과 청도 연선(沿線)의 각 역(驛)이 있어 공중전보(公衆電報)를 취급하고 있다. □ 철도 마산철도는 원래 일본 육군의 군사용으로 1904년 8월, 러일전쟁 교전 중에 경부선의 삼랑진에서 분기(分岐)시켜 속성 공사로 부설되어 다음 해 6월에 개통했다. 평화가 돌아와 다음 해 1905년 10월부터 일반 승객의 편.. 2021. 12. 6.
마산번창기(1908) - 15 - 제6장 신도 및 종교 제6장 신도 및 종교 일본 고유의 신도(神道)에 관해서는 아직 아무런 시설도 없지만 멀리 고향을 떠나 한국에 머물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가 이세신궁(伊勢神宮)을 숭배하여 앞날의 안전을 기원하지 않는 자는 없을 것이다. 한국에 건너와 오늘날 평온하게 살 수 있음은 신명(神明)의 가호(加護) 덕분이라 감사하지 않는 자 또한 없으리라. 날마다 신에게 감사하고 우국지심을 굳건히 하는 데는 간접적으로라기보다 직접적으로 참배를 통해서 그 기원을 실현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이것이 무사도(武士道)의 장려에 도움이 되고 일본 정신을 양성한 기초가 된다고 생각한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신시 제일의 경승지(景勝地) 속칭 호시오카(星岡)는 당국자들 사이에 이미 공원지가 될 것으로 예정되어 맨 먼저 이세신궁의 그 혼을 나누어.. 2021. 11. 29.
마산번창기(1908) - 14 - 제5장 교육기관 제5장 교육기관 일본인 아동의 교육기관으로는 마산거류민단이 공설(公設)한 마산심상고등소학교가 있다. 위치는 전에 신월동 지역 내에 있던 철도관리국의 소관지이며 신시와 마산포 사이에 있으면서 약간 신시 쪽에 가깝다. 그 소재지는 사방이 뚫려서 조금 높은데에 있기에 소학교의 위치로서는 최고라 하겠다. 학교 건물은 1908년 2월 11일, 기원절(紀元節, 일본의 건국기념일)에 낙성식을 올린 것이다. 부지는 2,500여 평이며 교사 및 부속건물의 건평은 380여 평, 그 경비는 29,510여 원이 들어간, 항내(港內)의 장대미려(壯大美麗)한 큰 건축물이다. 이 학교는 1902년 11월 4일, 정토종 포교승 미스시다 지몬(三隅田持門, 삼우전지문) 스님이 혼자서 자금을 내어 신시의 남단에 일본소학교를 일으켜 생도 .. 2021.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