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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길을 묻다 이 글은 7월 25일 경남도민일보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세상이 혼돈스러워 길을 물었다. 친일을 대놓고 두둔하고, 전직 대통령을 간첩이라 하고, 아이 잃은 부모에게 ‘자식 팔아 장사한다’고 막말 뱉은 이들이 국민세금으로 급료 받는 공직자이다. 평균학력 세계제일이고 선진국도 되었다는데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뿐 아니다. 빈부격차와 불평등, 최고자살률과 최저출산율, 집단과 집단 간의 갈등과 반목, 대안 없는 기후위기, 좋아지는 것보다 나빠지는 것들이 더 많다. 어이없는 일까지 생겼다. 핵 오염수를 바다에 쏟아 붓겠다는 나라, 그 오염수가 국민건강에 아무 해가 안 된다는 나라, 해될 것 없다며 횟집 수조 물까지 떠먹는 국회의원까지. 잘못된 확신은 무지보다 무섭다. 이성이 무너진 사회는 가치와 규범이 설자리.. 2023. 7. 27.
마산항지(1926년) - 57 - 건권(乾卷) /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32. 구마산역 개업 축하연 마산선 구마산역의 개업 축하연이 열린 것은 명치 43년(1910)년 7월 1일이었다. 신마산 방면의 관민 저명인사 60여 명에 대해 마산역과 구마산역 사이의 무료승차권을 동봉한 초대장을 발송하고 마산포 방면의 일한 관민 300여 명을 초대했다. 원래 본 역이 낙성한 것은 6월 2일이며 당시에는 마산성지(城址) 유적이 남쪽에 있었기에 이 역을 성남역이라 했는데, 지방 민중들이 구마산을 몰각했다고 주장하여 청원운동을 한 결과 마침내 구마산역이란 명칭을 얻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에 와서는 구(舊) 자를 트집 잡아 스스로 동마산이라 속칭하는 이도 나왔다고 하니 생각이 진화한 증표가 아닌가 싶다. 축하연은 역사(驛舍)와 동성교(東城橋) 사이에서 열렸으며 일한(日韓) 예기들의 춤과 일본.. 2023. 7. 24.
마산항지(1926년) - 56 - 건권(乾卷) /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31. 마산포의 시구(市區) 개정 문제 전항에서 서술한 대로 백병전으로 치러진 선거전이라 그 당선의원으로 구성된 민회는 초장부터 평화적이지는 못했다.왜냐하면 마산포의 시구개정이란 중차대한 문제가 회의장의 쟁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마산포 의원과 그렇지 않은 의원 간에는 도저히 일치된 보조를 취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원래 마산포의 가로는 명치 40년(1907) 중 당시의 경찰서장 사카이 요시아키(境喜明) 경부가 그 간선도로라 해야 할 한 부분에 대해 창원부윤과 협상해 좁은 길을 조금만 확장해 그 구부러진 데가 심한 곳은 임의로 집을 헐고 기부케 하고 길가에 작은 도랑을 판 정도로 노폭은 2칸 내외 밖에 되지 않았다. 후임 서장인 미야가와 다케유키(宮川武行) 경시는 한 걸음 앞으로 나가.. 2023. 7. 17.
마산항지(1926년) - 55 - 건권(乾卷) /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30. 경쟁이 격심의 극에 달한 민회의원 선거 명치 43년(1910) 3월 1일, 민회의원 제3회 선거회는 민단사무소에서 열렸다. 그때의 마산의 동포 세대수와 인구는 진해(鎭海) 경영 진척에 따라 크게 증가하여 2,300호에 6,799명이었기 때문에 종래 12명 정원이던 의원 수는 16명으로 증원되어 신마산, 마산포 각 8명의 후보자를 공인하도록 타협이 성립되었는데 신마산에서는 중앙부와 합쳐서 입후보한 사람이 서로 양보를 하지 않아 그 결과, 히로시 세이조(弘淸三), 메카다 헤이사부로(目加田平三郞), 오키타 토시타로(沖田敏太郞), 미야하라 가네유키(宮原兼行), 미야케 요시로(三宅吉郞), 후지사키 도모히데(藤崎供秀), 사토 토요스케(佐藤豊介), 마츠모토 다조(松本多藏), 무라카이 다케지로(村上竹次郞), 하.. 2023. 7. 10.
마산항지(1926년) - 54 - 건권(乾卷) /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27. 진해만요새포병 마산 이전 명치 41년(1908) 봄 즈음부터 공사가 시작된 유현산(杻峴山) 아래 일본전관거류지 내의 일부에는 각종의 건축물이 차례차례 준공되고 광대한 연병장과 사격장도 완성되어 진해만요새포병대대는 사령부와 함께 가덕도에서 이전해 왔으며 그 전영식(轉營式)이 거행된 것은 명치 42년(1909) 9월 9일이었다. 이날 마산의 관민은 하사관 이하 병사들을 공원 사쿠라오카(櫻岡)에 초대해 환영회를 개최하였고 다음 날 10일에는 대대에서 마산의 저명인사 60여 명과 진해방비대 미야오카(宮岡) 사령관 이하 장교를 영내로 초대해 엄죽한 전영식을 거행하고 각종의 여흥 등이 있어서 성황을 이루었다. 28. 치바마을 어업감독 피살되다 율구미에 있는 치바마을(千葉村) 어업감독이며 치바 현 수산기사인 .. 2023. 7. 3.
마산항지(1926년) - 53 - 건권(乾卷) /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26. 마산신사의 창건 마산 전체 항구의 우부스나가미(産土神, 조상신)으로 한 신령한 사당을 건립하자는 이야기는 혼마치의 히로시 세이조(弘淸三) 씨에 의해 자주 제창되었던 바이고 또한 무형단체이긴 하나 마산경제회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었는데, 솔선해서 그 임무를 맡아보려는 이가 없었다. 히로시 씨가 거류지 각 동네의 중심 되는 유지 27명을 요정 모치즈키(望月)에 모이도록 하여 신사 창건이 급선무하는 점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해외거류민으로서 조묘(祖廟) 애호의 생각을 진충보국(盡忠報國)의 정신으로 함양하기 위해 우선 신조(神祖)의 영사(靈祠)를 숭배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모인 이들이 다 고대했던 일이라 마음속으로부터 찬의를 표방했다. 다음 날 두세 명이 이 문제를 두고 이사청을 방문하니 미마스 이사관도.. 2023. 6. 26.
마산항지(1926년) - 52 - 건권(乾卷) /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23. 마산병원의 이전 도쿠나가(德永) 의학사가 경영하는 사립 마산병원은 시세의 변화상 변두리에 그대로 있을 수 없게 되어 명치 41년(1908) 9월 현재의 미야코마치(都町)에 있는 철도용지 내의 빈 관사 4동을 빌려 이전하였다. 75평의 본원을 신축하고 빌린 3개 동 12실을 병실로 충당하고 한 동은 의원용 주거로 하였다. 마산부는 대정 11년(1922)도에 그 원형을 차권(借權)과 함께 3만 원에 매수하여 이것을 관립 마산자혜의원으로 하여 기부했다.(옮긴이 주 ; 이 자혜의원이 현재의 도립마산의료원 전신이다. 아래 사진은 1927년에 건축한 도립마산병원) 당시 입버릇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당국자와 공직자 등을 가리켜 토오리마치(通町)에 있는 한산하고 넓은 땅인 미우라 야고로(三浦彌五郞) 공사의 사저.. 2023. 6. 19.
마산항지(1926년) - 51 - 건권(乾卷) /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21. 마산이사청의 신축 낙성 금년(1908년) 5월 이래 공사가 개시된 마산이사청 청사는 구청사 위의 언덕에 새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여 11월 3일 천장절(天長節)을 길일로 보고 진해만에 있는 해육군 장교 및 마산의 저명한 관민 백여 명을 새로 꾸민 청사에 초대하여 장엄한 낙성식을 거행하고 축하연을 열어 마산 각 요정 예기들의 춤과 접대로 아주 성황리에 끝났다. 당시 저자는 도쿄의 생가에 귀성 중이라 이 모임에 참가하지 못함을 유감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구청사는 그다음 봄에 부산지방법원 마산지부 및 마산구재판소의 청사로 보관, 전환되었다. 상석판사인 이우라 요시히사(井浦義久), 검사 신도 간사부로(新藤寬三郞), 두 관리가 부임해 개청과 함께 사법권의 획득을 축하하기 위해 저명한 관민 70여 명을 초대해.. 2023. 6. 12.
마산항지(1926년) - 50 - 건권(乾卷) /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19. 마산신보(馬山新報)의 발행 마산의 관민유지는 마산의 기관신문을 발행코자 기획했다. 그 자금은 한 번에 걸어내는 계(契) 방식을 채용해 50원을 한 구좌로 하여 그 반과 4분의 1의 금액을 한도로 해 모집을 했더니 미마스 구메기치(三增久米吉), 후지사키 도모히데(藤崎供秀), 마츠바라 하야조(松原早藏), 메카다 헤이사부로(目加田平三郞), 니시카와 다로이치(西川太郞一) 다섯 사람이 각 4구좌 2백 원씩을 필두로 총 응모액이 3천 2백여 원이 되었다. 게다가 히로시 세이조(弘淸三) 씨는 인쇄기 및 활자 기타 일체를 제공하였다. 도리코시 엔지로(鳥越圓次郞) 씨를 발행인 겸 편집주간으로 하고 저자를 사우(社友)로 하여 마산신보 제1호가 발행된 것이 실은 명치 41년(1908) 10월 1일이었다. 사옥은 현재.. 2023. 6. 5.
마산항지(1926년) - 49 - 건권(乾卷) /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17. 마산상업회의소의 성립 마산상업회의소는 마산실업계의 유지 다나카 손(田中遜, dkfo tkwls) 씨 외 29명의 발기로 명치41년(1908) 5월 29일 설립 인가를 얻어 5월 30일에 성립하게 되었다. 신마산과 마산포에서 각각 10명씩의 의원을 선거하고 서기장으로 다니가키 가이치(谷垣嘉市) 씨를 목포에서 영입해 왔다. 그 석차는 아래와 같으며 씨명 뒤의 괄호는 신마산과 마산포를 알기 쉽게 한 기호다. 1번 회계심사 다나카 손 (田中遜) 신 2번 히사에 간사쿠 (久重勘作) 포 3번 자격심사 히로시 세이조 (弘淸三) 신 4번 실업조사 메카다 헤이사부로 (目加田平三郞) 신 5번 야마모토 고조 (山本好藏) 포 6번 실업조사 다나하시 센노스케 (棚橋仙之助) 포 7번 부회두 마츠바라 하야조 (松原早藏) 포.. 2023. 5. 29.
마산항지(1926년) - 48 - 건권(乾卷) /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15. 군용지와 철도용지를 빌려 씀 거류민단은 예산의 태반을 차지하는 교육비의 재원에 관해 큰 관심을 가져왔는데 마산의 중간에 가로놓인 광대한 철도용지(아래 그림) 및 그 북쪽의 논밭 사이에 있는 군용지를 대부받아 이것을 희망자에게 전대(轉貸)하여 그 임대료와 대부비용의 차액으로 교육비 보총의 기초로 삼으며 아울러 호별(戶別) 부과금의 일부를 완화하려고 기획했다. 미마스 이사관의 원조 아래 당국에 운동하여 허가를 얻어 명치 41년(1908) 5월 13일 민회를 열어 전대지 협상위원의 선거를 실시해 히로시 세이조(弘淸三), 시게무라 우이치(重村宇一), 모리야마 이치로(森山亥次郞), 다나카 츠루마츠(田中鶴松), 야마모토 고조(山本好藏)의 다섯 사람이 당선되었다. 다섯 위원은 곧 민단 직원을 참가시켜 도로에 .. 2023. 5. 22.
학봉산악회 대만 가오슝(高雄)·아리산 여행 - 4(마지막) 기간 ; 2023. 4. 27 (목) ~ 4. 30 (일) 참가자 ; 서익진, 정규식, 김용운, 신삼호(회장), 신성기(총무), 손상락, 임상후, 허정도, 권영찬(초대 손님), 김재현(글쓴 이) 4.29(토, 셋째날 오후) 맑음 아리산에서 30여분 버스로 이동해서 ‘아리산추족문화부락’에 도착한다. 아리산 고산지역에 사는 원주민 추족(鄒族)의 생활상과 음식, 차문화, 현지 아리산 커피 등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산록에 넓은 녹차밭도 있고 정원의 꽃들도 아담하게 잘 꾸며진 관광민속촌이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은 후, 녹차밭 아래 자리잡은 찻집에서 젊고 잘생긴 남녀원주민이 타주는 다양한 차를 시음했다. 몇 회원은 선물용 차도 샀다. 커피하우스에 들러 아리산 커피도 마시고 구매도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2023. 5. 16.
학봉산악회 대만 가오슝(高雄)·아리산 여행 - 3 기간 ; 2023. 4. 27 (목) ~ 4. 30 (일) 참가자 ; 서익진, 정규식, 김용운, 신삼호(회장), 신성기(총무), 손상락, 임상후, 허정도, 권영찬(초대 손님), 김재현(글쓴 이) 4.29(토. 셋째 날) 맑음 – 드디어 아리산(阿里山)으로 새벽부터 서둘러 이번 여행의 목적지이자 클라이맥스인 아리산으로 출발한다(6시 50분). 아리산은 하나의 산이 아니라 대만 최고봉인 위산(玉山, 3592m)의 서쪽 산악지대에 있는 18개의 산봉우리를 포함한 지역을 의미한다. 공식 명칭으로는 ‘아리산 국가풍경구’(阿里山國家風景區)’로 산 전체가 거대한 관광지이다. 아리산 운해, 일몰, 삼림과 삼림열차, 쭈샨(祝山)의 일출 등이 유명하다. 일제는 아리산 지역의 벌목을 위해 자이(嘉義)역에서 펀치후(分起湖) .. 2023. 5. 11.
학봉산악회 대만 가오슝(高雄)·아리산 여행 - 2 기간 ; 2023. 4. 27.(목) ~ 4. 30(일) 참가자 ; 서익진, 정규식, 김용운, 신삼호(회장), 신성기(총무), 손상락, 임상후, 허정도, 권영찬(초대 손님), 김재현(글쓴 이) 4.28(금. 둘째 날) 맑음 아침 6시반 기상, 7시부터 식사, 8시 반 까오슝 북쪽에 있는 도시인 타이난(台南)으로 출발. 40여분 걸려 타이난시 남쪽에 있는 ‘치메이(奇美) 박물관’에 도착한다. 이 박물관은 타이난에서 태어난 치메이그룹 창업주이자 회장인 쉬원룽(許文龍:1928- )이 어릴 때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80여년에 걸쳐 꿈을 실현한 결과물로, 평생 모은 수집품을 전시하기 위해 2015년에 개관했다. 쉬원룽 회장은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탁월한 사업가이자 바이올린을 켜는 예술인이며 장자의 사상을 실천하는.. 2023. 5. 8.
학봉산악회 대만 가오슝(高雄)·아리산 여행 - 1 기간 ; 2023. 4. 27(목) ~ 4. 30 (일) 참가자 ; 서익진, 정규식, 김용운, 신삼호(회장), 신성기(총무), 손상락, 임상후, 허정도, 권영찬(게스트), 김재현(글쓴 이) 4.27(목, 첫날) 홋카이도 대설산 산행 이후 4년만의 해외 나들이라 공항에 모인 일행들은 모두 밝은 표정이다. 권영찬씨가 게스트로 참여하여 딱 10명이 되어 다행이었다. 짐이 간단해 기내에 싣고 타기로 결정. 식사를 못한 분은 개인적으로 식사하고 나는 몇 사람과 함께 여유있게 대합실 2층에서 커피를 마시며 기다렸다. 10시 10분에 김해공항 출발한 비행기는 3시간 정도 걸려 가오슝(高雄)국제공항에 도착한다. 가오슝은 대만해협 쪽 남쪽에 있으며 부산처럼 대만의 2번째 도시인 항구도시다. 한국이 1시간 빠르므로 현지 .. 2023. 5. 5.
마산항지(1926년) - 47 - 건권(乾卷) /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14. 개항 10년 기념 축하회 마산 거류민단은 제도 실시 이래 겨우 일 년 반 정도가 지났을 뿐, 소햑교 신축 이외에는 별로 특기할 만한 사업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간 착실히 정비를 가다듬어 여유를 가지게 되어, 명치 41년(1908) 5월 1일에 성대한 개항 10주년 기념축하회를 개최하였다. 이보다 앞서 마에다 민장이 지명한 준비위원 10명은 전체 항구를 세 지역으로 나누었다. 오타니천(大谷川) 이남 치바마을까지는 남조(南組), 이동(以東) 지역 장군천까지를 중조(中組), 장군천 동쪽을 동조(東組)로 한 것이다. 각조에는 사무소를 마련하여 조마다 십수 명의 위원을 뽑아 기부, 장식, 취향이란 세 부문으로 나누고 서로 취향, 장식 등 기타에 빠짐이 없도록 노력하고 전심, 전념토록 하였다. 4월 27.. 2023. 5. 1.
마산항지(1926년) - 46 - 건권(乾卷) /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12. 신구(新舊) 마산의 공칭 명치 40년(1907) 말부터 거류지 사람 중에 마산포를 가리켜 구마산(舊馬山)이라고 부르는 이가 있었는데 거류지에 동네 이름을 붙이고 난 뒤에는 거류지인은 공공연히 스스로 거류지를 신마산(新馬山)이라고 말하게 되었다. 이 명칭은 한국의 전도(全道)에서 거의 반공칭(半公稱)으로 되어 버렸는데 최근에 와서 마산포 방면에 사는 사람은 ‘구(舊)’자를 갖다 붙이게 되니 참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이다. 흔히들 이곳을 마산포가 부르는 사람이 있으며 저자도 ‘구’자를 사용하기보다는 의연히 이곳을 마산포라 하는 것에 흥취를 느껴 이 책에서도 모두 마산포로 표기하기로 했다. 따라서 그 중간의 거류지 경계인 신월천 이동(以東)부터 장군천을 지나 마산포의 입구인 척산교(尺山橋)에 이르는 철도.. 2023. 4. 24.
마산항지(1926년) - 45 - 건권(乾卷) /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10. 요새포병(要塞砲兵)의 임시 위수(衛戍) 명치 40년(1907) 즉 광무 11년 7월 21일 이척(李拓) 왕(王) 군방(君邦, 순종 황제의 자(字))폐하는 전 이재황(李載晃) 왕(王) 광무황제의 선양(禪讓)을 받아 제위에 올라가고 8월 3일 융희(隆熙)라고 개원하여 윤 씨 비를 황후로 진봉하고 아우인 은(垠) 왕 영친왕을 활태자로 삼았다. 이와 동시에 일한신협약(日韓新協約)이 이루어져 한국통감의 권한은 확장되고, 통감에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부통감에 소네 아라스케(曾根荒助), 총무장관에 츠루하라 사다키치(鶴原定吉) 외 기타 참여관 2명 외에도 한국 내각 및 각 관아에 차관으로 모두 일본인을 추천하고 경무고문부 및 이사청 경무관 1천여 명을 한국의 관직에 옮기고 재류(在留) 일본인에 대한 경찰.. 2023. 4. 17.
마산항지(1926년) - 44 - 건권(乾卷) /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8. 소학교 낙성식 본교 위치는 현재의 위치 즉 민단구역의 중앙에 있는 철도용지의 일부, 면적 약 2천5백 평을 무산으로 대여 받아 건축기사 노지마 다네조(野島種造) 씨와 금 2만9천512원 49전으로 청부계약을 맺어 전년 6월 27일에 기공했던 것이다. 그 가운데 6천여 원은 지방유지의 기부, 나머지 2만원은 민단이 빌린 것이다. 원래 본교는 취학아동 5백 명을 수용할 예정으로 건축시킨 것인데, 준공한 건물(아래 그림)은 교사 기타를 포함하여 384평 정도가 되지 않는데도, 당시 등교 아동은 남자 160명, 여자 186명 합계 346명에 불과하여 아주 여주가 있었던 것이다. 건물이 다 된 것은 1월 21일로, 노지마 씨는 이 공사로 7~8천 원의 손실을 보아 다시는 공사를 맡지 못하게 되었다는 소문이 .. 2023. 4. 10.
100산-40 ; 경남 거제도 대금산(大錦山) 학봉산학회 거제 대금산 탐방기(2023. 4. 1 산행) 참석자 : 서익진, 정규식, 신삼호(차량), 손상락, 김재현(글쓴 이), 허정도 산수유, 개나리, 매화 등은 벌써 지고 벚꽃, 진달래 등이 마구 피어나 지려고 하는 3월 마지막 금요일(31일) 아침, 4년 전 마산에서 부산으로 이사한 내게 정규식 교수로부터 전화가 왔다. 학봉산악회에서 내일(토요일) 대금산 가는데 같이 가자는 반갑고도 고마운 전화였다. 대금산은 진달래 축제로 유명한 산이고 거리도 괜찮아서 바로 오케이라고 했다. 마침 진달래꽃이 한창이기도 하고, 또 대만 아리산 산행 전에 우리 산악회 회원분들 얼굴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4월 첫째 날 아침 들뜬 마음에 잠도 일찍 깨어 산행 준비를 하고 8시 반 넘어 만남 장소인 도해사(道海寺)로 .. 2023. 4. 5.
마산항지(1926년) - 43 - 건권(乾卷) /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5. 승마(乘馬) 합방호(合邦號)의 권위 번역관 겸 경시(警視)로서 한국의 내부(內部)로 발령 받은 사카이 마산경찰서장의 후임으로 명치 41년(1908) 1월 15일, 전남 광주에서 미야가와 다케유키(宮川武行) 경시가 왔다. 그가 타는 아라비아 종 애마 ‘합방호’는 아주 크게 생겼기 때문에 조랑말(果下馬)에 익숙한 한인들을 놀라게 했으며 그 말을 보고 귀마(鬼馬)라 하며, 일본 말이 이 정도로 큰다면 일본 소는 더 클 것이라고들 하였다. 씨는 도오야마 미츠루(頭山滿) 옹의 양자이며 현양사(玄洋社) 출신의 경부로 내무성 경관연습소에 들어가 졸업 후 경시가 되어 대만 가의현(嘉義縣) 서기관으로 부임했다가 그 직에서 풀려 한국통감부로 내임한 평민주의를 가진 독신자이다. 아주 많이 한국 사적 탐사에 취미를 가지.. 2023. 4. 3.
통제영 청남루 디지털복원 재고해야 이 글은 3월 29일 경남도민일보에 게재된 것이다. 지켜야 했던 많은 것이 사라졌다. 남았다면 자랑스러웠을 수많은 문화유산이 없어졌다. 일제강점기와 전쟁, 도시개발이 주범이었다. 경제가 좋아지고 사회가 안정되어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때는 늦었다. 경남만 해도 창원읍성과 진주객사, 근대기 밀양세무서 등 없어진 것들이 손에 꼽을 수도 없을 만큼 많다. 통영은 역사문화유산이 많은 도시다. 그중 압권은 뭐니 뭐니 해도 삼도수군통제영 유적이다. 국보 세병관과 동피랑·서피랑, 이름만 들어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 통제영 유적 중에도 사라진 것들이 많다. 통제영 정문이었던 청남루가 대표적이다. '통영 남문'이라고도 했던 통제영의 얼굴이었다. 강점기 내내 보통학교로 사용된 세병관은 수모를 겪은 대신 살아남았지만, 청남루.. 2023. 3. 30.
마산항지(1926년) - 42 - 건권(乾卷) /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3. 소학교의 이전 융희 원년 즉 명치 40년(1907) 1월 민회는 만장일치로 아동 5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소학교 교사와 그 부속건물의 신축을 의결했다. 바로 기부금 모집, 실행, 최계 담당 세 위원을 구성해 마산철도용지의 한 지역을 무상으로 빌려 일체의 설계를 통감부 철도관리국 마산임시건설부장으로 있던 오츠카 조사부로(大塚常三郞) 기사에게 맡겼다. 이해 10월 임시건설부가 철폐되어 약 60여 명의 직원들은 인천과 초량으로 이동했다. 마산소학교는 바로 그 터를 빌려 민단사무소와 함께 이전하게 되었다. 이 건물(위 사진)은 과거에 한국인을 놀라게 한 마산우편국 이상의 굉장하고 훌륭한 서양식 건물이라 마산건축계에서 그 위용과 풍채를 뽐냈다. 우편국 건물은 명치 41년 초여름에 해체되어 용산으로 이축되었.. 2023. 3. 27.
마산항지(1926년) - 41 - 건권(乾卷) /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제8장 거류민단 시대사요(時代史要) 1. 거류민단의 조직 우리 거류민회가 마산이사청 미마스 구메키치(三增久米吉) 이사관을 감독관으로 거류민단제를 시행한 것은 광무 10년 즉 명치 39년(1906) 9월 1일이었다. 이보다 앞서 일본정부가 경성에 한국통감부를 두게 되자 각지에 있는 영사관을 폐지하여 이사청을 두고 재근 영사를 바로 이사관으로 임명했다. 이때 내외의 교섭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평민주의의 원활함이 너무 좋다는 평을 들어온 미우라 야고로(三浦彌五郞) 영사는 경성이사청 이사관으로 전보되어 이해 2월에 부임하러 떠났다. 경성 영사였던 미마스 구메키치 씨가 그 후임으로 마산 이사청 이사관으로 부임하게 된 것이다. 씨는 삿포로농대 출신의 농학사로 미국공사관 서기관부터 구미 각지의 영사를 역임한 관권 만능.. 2023. 3. 20.
마산항지(1926년) - 40 - 건권(乾卷) / 제7장 동포발전사 제7장 동포발전사 17. 마산포의 대화재 광무 9년 즉 명치 38년(1905) 1월 5일 새벽, 마산포의 한 한인 집에서 불이나 때마침 차고 거센 바람이 불어와 부근 40채의 일, 청, 한인 집들이 연소되었다. 소방기계가 하나도 구비되지 않은데다가 동지(冬至) 후인지라 물조차 적을 때라 한인들은 아이고 비명을 지르며 바가지에 물을 길러 붓는 등 불길을 막으려 대혼잡이 벌어졌다. 이것이 마산포 최초의 대화재로 불리며 불 난 곳은 현재의 모토마치(元町)이며 구마산금융조합 서쪽 이웃으로 생각되나 소실 구역은 거기보다 동쪽 현재의 고토부키마치(壽町) 까지 퍼졌던 것이다. 필자가 대정 11년(1922) 6월 22일 오후 2시 반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조선인 신용균(申容均)의 집 온돌에서 불이 나 우리 집에도 불이.. 2023. 3. 13.
마산항지(1926년) - 39 - 건권(乾卷) / 제7장 동포발전사 제7장 동포발전사 16. 군사철도의 개방 군사철도 마산선이 개통됐을 당시에는 마산, 삼랑진 간에는 오직 창원과 진영의 두 개 역밖에 없었는데 러일의 평화가 회복되고 군사전용이 필요가 없어짐에 따라 이해 11월 1일부터 민간에 개방되어 일반 공중이 자유로이 탈 수 있게 되니 이주자는 확연히 격증하였고 다음 해 광무 10년 즉 명치 39년(1906) 봄부터 거류지, 마산포 및 그 중앙부 다 같이 건축공사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졌다. 일본인의 여관은 빈방이 있는 데가 없고 한인의 여인숙에도 좁은 온돌방에 모국의 동포가 네댓 명이 합숙하는 등 정도의 서광을 엿볼 수가 있게 된 것이다. 다음은 그해 6월 하순에 적어놓았던 필자(아래 사진)의 메모 몇 절을 발췌해서 수록하니 최고 자료로 삼았으면 한다. 나는 처가 있을.. 2023. 3. 6.
마산항지(1926년) - 38 - 건권(乾卷) / 제7장 동포발전사 제7장 동포발전사 15. 우쿠무라(奧村) 여사의 연설에 미우라(三浦) 영사가 화를 냄 철도감부 마산반은 이 당시 가청사를 마산역 구내에 신축하고 이사하여 본래 터에는 본파 본원사(本派本願寺) 포교장이 개설되었는데, 애국부인회 오쿠무라 이오코(奧村五百子, 아래 사진) 여사가 남만주에 출정한 황군을 위문한 후 한국에 들어 우리 마산에서 유세를 하고자 이 포교장에서 연설회를 개최하였다. 그 연설의 한 마디에 우리 여순 공격군의 참상을 이야기하며 여러분들은 아들을 가졌어도 변사로 보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 했다. 방청석에서 듣던 미우라 영사가 그 실언에 크게 냉소하는 것을 본 여사는 바로 화를 내며 무례한 짓을 꾸짖었다. 또 한 부인이 갓난애를 업고 방청석에 있었는데 그 애가 울기 시작하자 상식이 없다고.. 2023. 2. 27.
마산항지(1926년) - 37 - 건권(乾卷) / 제7장 동포발전사 제7장 동포발전사 13. 축첩회(祝捷會)와 철도개통식 해전 대첩 축하회는 6월 1일 개최될 예정이었는데 마산 철도선의 공사가 거의 완료되어 6일에 거행할 개통식과 합동으로 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있어 미우라 영사는 이를 수락하고 회장을 현재의 교마치 3정목 네거리에 있는, 당시의 빈터 풀밭에서 하기로 하고 그 중앙에 좌석 배치를 겸한 여흥 무대로 만들었다. 혼마치에서 들어오는 정문에는 대국기를 교차시켜 게양하고, 거기서 혼마치로를 종관해서 매축 미완성지를 비스듬히 가서 오직 흙바닥 상태인 마산역에 이르는 도로변 양쪽에 등과 깃발을 같이 걸어 놓았다. 개회는 오후 2시로, 미우라 영사는 러일전쟁 개전의 경위를 간단히 얘기하는 식사를 마치고 양 폐하의 만세를 삼창하였고, 도키오 반장은 마산철도의 기공과 결.. 2023. 2. 20.
마산항지(1926년) - 36 - 건권(乾卷) / 제7장 동포발전사 제7장 동포발전사 12. 천동같이 진동한 쓰시마 앞바다 해전 개전 이래 이희일우(一喜一憂)하며 그 결과를 걱정했던 마산의 동포들은 당시 생활해갈 길이 막막해 떠나가는 사람도 적지 않았는데 철도공사 개시 후로 철도감부 마산반의 사무소는 마산우편국의 맞은편 해안으로 내려가는데 있는 러시아인 소유의 빈집에 설치되어 감부원 수십 명이 근무하게 되어 이에 수반하는 다수의 인부가 출입함으로써 시장 상황이 크게 회복되었다. 특히 요정, 음식점 등에는 짙게 화장한 매춘부까지 나타나기도 했다. 전황은 매번 우리 황군의 연승을 보도하였고, 러시아가 난공불락이라 자랑하던 여순 요새도 마침내 함락되었다 한다. 광무 9년 즉 명치 38년(1905) 1월 1일 수비대장 스텟셀(1848~1915, 러시아제국 육군 중장. 1904년.. 2023. 2. 13.
소설 속의 요시무라 준조 이 글은 2월 3일 건축사 신문에 게재된 '건축시론'입니다. 동료들께 소설 한권 권해드린다. 시간 없다는 핑계로 전공서적 아니라는 이유로 소설 잡아본지 오래된 분들 많을 것이다. 속 깊은 건축은 인문학에서 나온다지만 그럴 여유도 쉽지 않을 터이다. 설계현장의 이야기이고 가슴 뜨거웠던 젊은 시절로 돌아가게 해준 소설이라 지면을 빌렸다. 이미 읽은 분들께는 양해를 구한다. 일본작가 마쓰이에 마사시(松家仁之)의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제64회 요미우리문학상 수상작이며 원제목은 ‘화산자락에서(火山のふもとで)’이다. 요미우리는 심사평에서 ‘장면이면 장면, 언어면 언어, 하나하나에 정중함이 담긴 품격 있는 작품’이라며 격찬했고, ‘명석하고 막힘없는 언어의 향연’ ‘풍요로운 색채와 향기가 담긴 경탄스러운 작품.. 2023. 2. 8.